"번트 댈 상황이 안 나왔으면 좋겠네요."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1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리는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를 앞두고 타선의 부진에 아쉬움을 드러내면서 다시 한 번 타자들에게 믿음을 심어줬다.
두산은 지난달 30일 경기에서 팽팽한 투수전 끝에 0-1로 패했다. 선발 브랜든이 7이닝 무실점 역투를 펼쳤고 정철원 최승용 박치국 혼건희 등 필승 계투조들을 모두 내세웠지만 10회말 끝내기 패배를 당했다. 이 감독은 총력전을 선언했고 벤치의 적극적인 개입도 불사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했지만 선수들이 따라주지 못했다.
득점 기회가 없었던 게 아니었기에 더더욱 아쉬움이 짙다. 특히 이승엽 감독은 기회를 만들기 위해 번트 작전을 지시하며 적극적으로 개입했다. 하지만 모두 무위로 돌아갔다. 3회 선두타자 로하스가 우전 안타로 출루한 뒤 허경민이 희생번트를 댔지만 롯데의 압박수비에 막히며 병살타가 됐다. 9회 무사 1,2루 상황에서도 양석환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했지만 타구가 1루수 고승민의 다이빙 캐치에 잡혔고 스타트를 걸었던 2루 대주자 조수행까지 잡히며 더블아웃이 됐다. 분위기가 완전히 꺾였고 끝내기 패배로 이어졌다.
이승엽 감독의 이날 경기 전 브리핑은 모두 아쉬움으로 귀결됐다. 그는 "박세웅 선수가 최근에 굉장히 좋은 피칭을 보여줘서 선취점이 중요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1점을 못 냈다. 그리고 9회 승부처, 연장 가기 전에 상대 마무리 투수가 나왔기 대문에 중심 타자라도 치는 것보다는 정석대로 번트를 대려고 했는데 결과가 좋지 않았다. 많이 아쉬웠다"라고 설명했다.
최근 터지지 않는 두산 타선이다. 최근 10경기에서 3득점 이하의 경기만 9차례다. 6월25일 키움전 17-2 대승을 거둔 것을 제외하면 이기든 지든 득점은 모두 3점 이내였다. 짜내는 야구도 한계가 있는 법. 현재로서는 타자들을 믿고 터져주기를 바라는 것 말고는 이승엽 감독도 달리 방법이 없다. 그는 한숨을 내쉬며 "번트를 댈 상황이 안 나왔으면 좋겠네요"라고 웃으면서 "번트 작전 자체가 선수들에게 굉장히 부담스럽기 때문에 선수들이 잘 쳐줬으면 좋겠다. 어제는 롯데가 번트 작전으로 잘 했고 득점권에 주자를 잘 놓았다. 우리가 디테일 면에서 뒤처지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최선을 다하고 있다"결과가 좋아질 수 있도록 많이 노력을 하는 방법 밖에 없는 것 같다"라고 강조했다.
두산은 허경민(3루수) 정수빈(중견수) 양석환(1루수) 양의지(포수) 김재환(지명타자) 강승호(2루수) 로하스(좌익수) 김대한(우익수) 이유찬(유격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