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부터 너무 꿈꿨던 순간입니다."
롯데 자이언츠 윤동희(20)가 데뷔 첫 끝내기 안타를 뽑아냈다. 윤동희는 30일 울산 문수구자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 0-0으로 맞선 10회말 1사 2,3루 기회에서 두산 마무리 홍건희를 상대로 좌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뽑아내며 팀의 1-0 신승, 그리고 3연승을 이끌었다. 윤동희의 데뷔 첫 끝내기였다.
경기 후 만난 윤동희는 감격의 기쁨을 만끽하고 아직 감흥이 가시지 않은 듯 했다. 그는 "아마추어 때도 정식 경기에서 끝내기를 쳤던 기억이 없다. 옛날부터 꿈꿨던 순간이었다. 너무 기분이 좋다"라고 말했다.
두산 마무리 홍건희와 풀카운트까지 가는 접전의 승부를 펼쳤다. 상대가 자신을 상대로 정면 승부를 할 지, 변화구로 유인을 할 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 그는 "그런 생각을 할 여유가 있었으면 제가 미국에 갔을 것이다"라며 너스레를 떨면서 "승부해주길 바란다는 그런 생각은 없었다. 저도 어렵고 투수도 풀카운트로 어려운 카운트였다. 그냥 후회없이 스윙하자는 생각이었다"라고 했다.
앞 타자 고승민을 두산은 자동 고의4구로 걸렀다. 어쩌면 누상을 채우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윤동희는 승부욕이 들끓었다. 그는 "무조건 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승부욕이 좀 더 생긴 것 같다"라면서 끝내기 상황의 기분을 되돌아봤다.
3볼 1스트라이크 상황에서 홍건희의 변화구에 어설픈 스윙을 하기도 했다. 승부욕에서 비롯된 스윙이었다. 그는 "하나만 생각하고 스윙을 돌렸다. 그동안 저에게 기회가 많았는데, 초반에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 그래서 직구와 변화구 2개를 모두 다 보기보다는 하나만 확신을 갖고 직구만 생각했다. 그런데 변화구가 와서 그렇게 돌렸다"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어쨌든 결과는 끝내기였다. 지난 28일 사직 삼성전에 이어 2경기 연속 결승타다. 그는 "클러치 상황에 약했는데 강하다는 이미지로 조금씩 극복해나가고 있는 것 같다"라면서도 "144경기 중 2경기다. 아직 승부처 상황에 강하다고 할 수는 없을 것 같다. 그냥 지금처럼 극복해나가면서 나중에는 클러치에 강한 선수가 되는 게 좋을 것 같다"라고 클러치 히터의 자질을 갖춰나가겠다고 다짐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