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연전이 고비가 될 것 같다.”
지난 22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만난 KT 이강철 감독은 KIA(광주), 한화(대전), NC(수원)로 이어지는 9연전을 향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공교롭게도 KT가 최근 들어 유독 고전하는 세 팀을 차례로 만나는 야속한 일정이 짜여졌기 때문. 당시 이 감독은 “이상하게 한화만 만나면 우리 경기력이 안 나온다. 선발 매치업도 늘 불리하다. KIA, NC 또한 우리에겐 까다로운 상대다”라고 우려를 표했고, 4연승의 KT는 결국 KIA, 한화를 만나 3연패에 빠졌다.
KT는 22일 수원 롯데전까지 KBO리그에서 가장 잘 나가는 팀이었다. 3일 수원 두산전 승리로 4연패를 끊어낸 뒤 6연승 상승세를 탔고, 13일부터 SSG, 삼성, 롯데를 차례로 만나 3연속 위닝시리즈로 비상했다. 20~22일 수원 롯데전은 스윕이었다. KT의 3일부터 22일까지 성적은 17경기 13승 4패 승률 .765. 2강을 형성한 LG, SSG보다 훨씬 좋은 성적이었다. 팀 타율 1위(2할8푼7리), 평균자책점 2위(3.61)로 각종 지표 또한 상위권을 차지했다.
KT는 우려와 달리 운명의 9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23일 광주에서 돌아온 에이스 윌리엄 쿠에바스를 앞세워 10-3 대승을 거두며 4연승을 질주했고, 5위 키움에 1경기 뒤진 7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당시 기세라면 5강권 진입은 시간문제로 보였다.
하지만 KT는 24일 광주 KIA전 1-4 패배로 4연승 상승세가 끊겼다. 이후 25일 우천 취소를 거쳐 27일부터 대전에서 한화를 만나 2경기를 연달아 내줬다. KT가 자랑하는 고영표와 웨스 벤자민을 내세웠지만 첫날 타선이 한화 선발 펠릭스 페냐에 꽁꽁 묶였고, 이튿날 4-0으로 앞서가다가 뼈아픈 4-6 역전패를 당했다. 결국 3연패에 빠진 7위 KT는 다시 5위 키움과의 승차가 2.5경기로 벌어졌다. 이 감독의 우려가 현실이 된 것이다.
시즌 상대 전적을 살펴보면 KT는 한화, KIA, NC에 절대적 열세에 처해있다. 한화 상대 1승 1무 4패, KIA는 1승 3패, NC는 1승 5패로, 세 팀 상대 나란히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지난해의 경우 KIA는 10승 1무 5패로 앞섰으나 NC와 한화 모두 8승 8패 동률로 시즌을 마쳤다. 최하위 한화 상대로 상대 전적 우위를 점하지 못한 팀은 KT가 유일했다.
29일 한화전 우천 취소로 한숨을 돌린 KT는 30일부터 7월 2일까지 홈에서 NC를 만난다. 올해 1승이 전부인 KT의 또 다른 천적이다.
KT는 3연패를 끊기 위해 돌아온 에이스 쿠에바스를 선발 예고했다. 시즌 기록은 2경기 1승 무패 평균자책점 3.38로, 최근 등판이었던 23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첫 승을 거뒀다.
쿠에바스의 통산 NC전 성적은 10경기 4승 3패 평균자책점 3.41로 준수한 편이다. 가장 최근 등판은 2021년 10월 28일 수원 더블헤더 2차전으로, 당시 7이닝 2실점으로 승리를 챙긴 기억이 있다. 쿠에바스의 호투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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