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까지 채워야죠".
키움 히어로즈는 선물이었을까? 키움의 베테랑 내야수 이원석(37)이 다년계약을 했다. 키움은 28일 2+1년 최대 10억 원의 규모로 이원석과 다년계약을 했다고 발표했다. 구단 역사상 최초이다. 이원석은 만 나이로 40살까지 야구를 할 수 있는 안정적인 조건이 됐다.
갑작스럽게 구단에서 요청한 것이었다. 이원석의 성실함과 됨됨이를 보고 3년 추가 동행을 결정했다. 물론 성적도 내줄 것이라는 기대도 포함되어 있다. "발표하기 전날 이야기를 들어서 급하게 됐다. 너무 감사한 마음이었다. 시즌 중 그런 결정 내려주어서 감사함이 컸다. 나이를 먹다보니 항상 1년 1년 마지막 생각으로 경기 임했는데 그런 좋은 조건 받았다, 마음의 안정이 된 것이 컸다.
이어 "내년 FA 생각은 전혀 없었다. 내년까지 뛴다는 보장 되는 것이 아니어서 신청할 생각도 없었다. 1년이라도 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한날 보다 할날 얼마 남지 않았다. 1년이면 소중한데 몇 년을 계약해주셔서 감사하다. 와이프에게 바로 전화했는데 '너무 감사하다. 얼른 사인하라'고 말했다"며 웃었다.
키움의 후배들의 노력과 구단의 시스템에게도 놀라움을 표시했다. "어린 선수들이 멘탈이 좋더라.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실책하고 못치고 할 수 있는데 프레스(압박감)를 주는 분위기 아니다. 더 과감하고 대담하게 플레이를 하는 것 같아 놀랐다. 일찍 나와 운동 열심히 한다. 경기장에서 보여주는 모습을 보면 어릴 때 저렇게 했으면 좋았을텐데라고 생각했다. 정말 열심히 하더라. 웨이트트레닝 등 시스템이 잘되어 있다"고 박수를 보냈다.
삼성 시절 4월에는 3할9푼8리의 폭발적인 타격을 했으나 트레이드 이후 5월에는 1할대로 급전직하했다. 갑작스러운 환경변화와 잘해야겠다는 부담감이 작용했다. "그때 스트레스 많이 받았다. 나를 기대했는데 개인 성적도 안좋고 팀성적도 안좋았다. 괜히 왔나 그런 생각이 들정도로 힘들었다. 다행이 팀이 좋아지면서 나도 괜찮아졌다. 5월 못한거 앞으로 보여주겠다"고 말했다.
베테랑 답게 6월에는 2할9푼대로 반등에 성공했다. "마음을 비우고, 좋을 때 타격 포인트 찾으려 노력해서 지금 괜찮아지고 있다. 앞에서 맞았는데 망설이고 과감하게 못치니 몇 십 cm 뒤로 왔다는 분석이 나왔다. 그만큼 타격 준비가 늦었다. 투수 상대전부터 타이밍 미리 잡고 배팅하려고 노력한다"고 기술적인 접근방식도 설명했다.
40살 현역도 약속했다. "40살까지 채우게끔 노력할 것이다. 그때까지 잘하면 굉장히 잘하는 야구선수이다. 은퇴는 2~3년 전부터 생각했다. 은퇴 시기가 다가오고 경쟁력이 없어지만 미련없이 그만두겠다고 생각했다. 후배들과 경쟁했을 때 안밀리려고 노력하고 많이 준비하고 있다.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원석은 롯데에 입단해 홍성흔의 보상선수로 두산 유니폼을 입었다. FA 자격을 얻어 1차 4년 계약으로 삼성으로 이적했다. 다시 한번 3년짜리 두 번째 FA 계약을 했고 마지막해에 트레이드로 키움으로 이적했다. 두 달만에 다년 계약을 했다. 사실상 3차 FA나 다름없다.
그만큼 스스로 존재가치를 키운 것이 비결이었을 것이다. 뒷켠에서는 개인적인 많은 노력아니면 이룰 수 없다. 그의 목표는 키움의 첫 우승이다. "우승은 늘 하고 싶고 (반지를) 갖고 싶다. 팀원들이 갈망하고 응원한다. 아직 시즌 중반이다. 좋은 경기하면 좋은 성적 올릴 것이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