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LG와의 경기에서 이형종에게 투런포를 허용한 뒤 더그아웃에서 눈물을 흘렸던 최채흥이 생각났다. 이번 SSG와의 경기에서 눈물을 흘리진 않았지만 최채흥의 울분은 계속 이어지는 듯 하다.
지난 24일 인천 SSG 랜더스와의 원정경기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최채흥. 4회까지 1실점 호투를 펼쳤고 5회 동료 타자들이 SSG 투수 엘리아스를 완벽 공략해 5득점을 올렸다. 6-1로 매우 유리한 상황.
5회말 선두타자 김찬형, 김민식을 각각 중견수 플라이와 삼진으로 빠르게 잡아내며 순식간에 투아웃을 만들었다. 하지만 원아웃을 남겨두고 급격하게 흔들렸다. 추신수에 안타, 곧이어 최지훈에게 투런포를 허용했다. 이후에도 최채흥은 최정, 에레디아에게 안타를 내줬고 김강민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만루 위기를 맞으며 강판됐다.
최채흥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며 모자에 얼굴을 묻으며 마운드를 내려왔고 더그아웃에서 울분을 토해냈다. 2년 전 처럼 눈물을 흘리진 않았지만 최채흥은 의자 쿠션이 구겨져 손톱 자국이 날 만큼 의자를 세게 움켜쥐었다.
최채흥이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일 때마다 그 누구보다 본인의 플레이에 열정이 넘치고 진심이라는 것을 느꼈지만, 이제는 이런 모습에 놀라움보다는 아쉬움만 점점 커진다. 이제는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할 때다. 아쉬워도 너무 아쉽다. 더 이상 아쉬움의 눈물이 아닌 승리와 환호의 눈물을 많은 팬들이 기다리고 있다.
최채흥은 지난 13일 군 복무를 마친 12일 바로 다음 날 LG 전에서 선발로 올라 5.1이닝 3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며 팀은 물론 팬들에게도 큰 기대를 안겼지만, 이후로 전혀 기량을 뽐내지 못하고 있다.
이날 경기는 최채흥을 대신해 마운드를 오른 김대우가 SSG 최주환에게 역전 만루 홈런을 허용, 이후 삼성 강민호가 홈런을 날리며 다시 동점 균형을 맞췄지만 7회말 투수 이승현이 6실점을 내주며 삼성은 SSG에 13-10으로 패했다. /ks0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