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류현진(한화) 이후 13년 만에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가 탄생할 수 있을까. KBO리그를 평정하고 있는 NC 외국인투수 에릭 페디(30)가 기록을 향한 욕심을 드러냈다.
페디는 지난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시즌 10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5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페디는 시즌 11승(1패)째를 신고하며 다승 공동 선두에서 단독 선두로 올라섰고, 평균자책점을 1.74에서 1.61까지 낮추며 아담 플럿코(LG), 안우진(키움)을 제치고 역시 이 부문 단독 선두로 도약했다.
페디는 이달 중순 훈련 도중 우측 전완근을 다쳐 14일부터 24일까지 11일간 회복 기간을 가졌다. 이후 25일 창원 한화전에서 부상 복귀전에 나섰지만 1이닝 무실점 이후 경기가 우천 노게임 선언되며 컨디션 조절에 어려움을 겪었다. 그러나 페디는 페디였다. 9일 창원 SSG전 이후 약 3주 만에 마운드에 올라 최고 153km 투심과 커브 아래 커터, 체인지업 등을 곁들여 또 한 번 완벽투를 선보였다. 5회 1사까지 퍼펙트였을 정도로 구위가 압도적이었다.
경기 후 만난 페디는 “25일 한화전이 오히려 경기 준비에 많은 도움이 됐다. 감각을 살릴 수 있는 계기였다”라며 “몇 주 동안 투구를 안 해서 첫 회 조금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럴 때일수록 날 믿으면 좋은 결과가 나온다는 생각을 갖고 경기에 임했다. 뜻대로 경기가 진행돼서 만족스럽다”라고 흡족한 미소를 지었다.
페디는 약 2주 동안의 재활 기간을 어떻게 보냈을까. 그는 “팀과 함께 원정을 다니지 못하고, 홈경기도 함께할 수 없어서 마음이 좋지 못했다. 그러나 그럴수록 더욱 진지하게 재활에 임해 건강하게 돌아올 수 있었다”라고 전했다.
페디의 시즌 성적은 13경기 11승 1패 평균자책점 1.61. 평균자책점, 다승 1위, WHIP 2위(1.00), 탈삼진(95개), 피안타율(.204) 3위 등 각종 투수 지표 상위권을 독식 중이다. 그는 “전반기 이 정도 기록을 내는 건 내 목표이자 꿈이었다. 어떻게 보면 다이노스 선수들, 직원들의 도움이 있어 가능한 일이다. 결과의 영광을 구단에게 돌리고 싶다”고 말했다.
페디는 1점대 평균자책점 기록에 대한 욕심도 드러냈다. KBO리그는 지난 2010년 한화 류현진(1.82) 이후 12년 동안 1점대 평균자책점 투수를 배출하지 못했다. 페디는 “평균자책점을 낮게 유지하면 팀에 도움이 된다. 계속 1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싶고, 이런 기록은 자부심과 욕심을 갖고 있다”라고 힘줘 말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KBO리그 9개 구단의 견제와 전력 분석을 이겨내야 한다. 페디는 “야구는 하나의 작은 체스게임이다. 상대의 움직임이 있으면 그 움직임에 대응하면 된다. 어려움 없이 경기를 잘하고 있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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