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성 선수→2차 드래프트→9년 만에 커리어하이, 이제는 스페셜리스트 아니다
OSEN 한용섭 기자
발행 2023.06.29 10: 00

 LG 트윈스 신민재(27)가 도루 스페셜리스트에서 주전급 2루수로 입지가 높아지고 있다. 빠른 발과 함께 컨택 능력이 좋아졌고, 수비 실력도 안정되고 있다.
신민재는 2015년 육성 선수로 두산에 입단했다. 입단 후 줄곧 2군에서 뛰다가 2016시즌을 마치고 군대를 갔다.
그런데 군 복무 중이던 2017년 11월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LG가 신민재를 선택해 LG로 이적했다. 당시 LG는 발빠른 선수가 없어 군 복무 기간이 1년 남은 상태에서도 신민재를 점찍었다.

LG 신민재가 28일 SSG와 경기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orange@osen.co.kr

신민재는 제대를 하고 2018년 가을 마무리 캠프에 참가해 코칭스태프의 눈도장을 받았다. 2019시즌 1군에 데뷔해 거의 풀타임(등록일수 172일)으로 뛰었다.
그러나 대주자, 대수비 임무라 81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3푼5리(81타수 19안타) 10도루 25득점을 기록했다. 1군 데뷔 첫 해가 가장 많은 기회를 받았다. 2020년 68경기, 2021년 32경기, 2022년 14경기로 점점 1군에서 입지가 좁아졌다. 지난해는 3타수 무안타 2득점 2도루를 기록했다.
염경엽 감독이 지난해 가을 LG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신민재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발이 빠른 장점으로 대주자 1순위로 염 감독의 시즌 구상에 포함됐다. 1군 엔트리에서 스페셜리스트 역할이었다. 대주자와 함께 내외야 백업도 가능하다.
그런데 주전 2루수로 구상한 서건창이 부진으로 2군으로 내려가고, 베테랑 유틸리티 김민성이 2루 외에도 3루, 1루까지 백업을 하면서 신민재가 2루수로 출장하는 기회가 늘어났다.
LG 신민재. / OSEN DB
염경엽 감독은 28일 인천 SSG전에 전날 연타석 홈런을 친 김민성 대신 신민재를 2루수로 선발 출장시켰다. 염 감독은 “상대 투수(박종훈) 슬라이드 스텝이 느려서 오늘은 뛰는 야구가 효과적이라 본다. 그래서 신민재를 출장시킨다”고 말했다.
이어 “신민재는 볼도 잘 고르고, 9번타자 치고는 출루율도 높은 편이다. 컨택도 좋다. 작전 수행 능력이 좋다. 병살이 거의 없다. (타구가) 베이스쪽으로 가지 않고서는 병살이 없기에 강공을 해도 편하고, 작전하기도 편하다. 기습 번트도 잘 댄다. 타이트한 승부에서는 (김)민성이보다는 민재가 더 효과적이다. 에이스끼리 붙는 경기는 3~4점 안에 승부다. 그럴 때 민재가 팀에 도움이 된다”고 칭찬과 함께 설명했다. 
2루 수비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염 감독은 “수비가 거칠었는데 훈련을 많이 해서 수비도 많이 좋아지고 있다. 포스트시즌에 갔을 때 민재의 가치는 굉장히 높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최근에는 “신민재가 9번타순에서 자기 역할을 90% 이상 해주고 있다”고 칭찬도 했다.
신민재는 28일 SSG전에서 3안타를 기록,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3안타 경기를 했다. 도루도 2개나 성공했다.
3회 3루수 앞 내야 안타로 출루했고, 추격을 시작한 6회 1사 1,2루에서는 우전 안타를 때려 만루 찬스로 연결했다. 이후 홍창기의 타구를 1루수가 실책을 하면서 2점을 뽑아 6-4로 추격했다. 2사 1,2루에서 2루 주자로 있다가 투수 견제구에 걸려 아웃된 것은 아쉬운 장면.
4-6으로 뒤진 8회 무사 2루에서 신민재는 우선상 적시타를 때려 5-6 한 점차로 추격했다.  이어 홍창기 타석에서 이날 2번째 도루를 성공시켰다. 상대 배터리가 도루를 대비했지만, 보란듯이 성공시켰다. 홍창기의 중월 3루타 때 동점 득점을 올렸다.
28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3회초 무사 주자 1루 LG 홍창기 타석에서 LG 신민재가 2루 도루에 성공하고 있다. 2023.06.28 / rumi@osen.co.kr
신민재는 경기 후 데뷔 첫 3안타 소감을 묻자 “(3안타) 도전할 기회가 예전에도 있었는데, 그때는 정타도 아니고 아쉽지도 않게 못 쳤다. 오늘은 3번째 안타를 쳐서 기분 좋다”고 웃으며 말했다.
역전승을 거뒀지만, 6회 견제사는 계속해서 마음에 담고 반성했다. 신민재는 “아직도 아찔하다”며 “그런 상황이 나오면 안 좋으니까, 잘한 것보다는 못 했던 것이 더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신민재는 많지 않은 타격 기회에서 3할대 타율을 기록하고 있다. 3안타를 몰아여 3할7리(75타수 23안타)가 됐다. 지난해까지 1군 통산 안타가 30개였다.
신민재는 "지난해 2군에서 타석을 많이 나간 것이 도움이 됐다. 내가 치려고 노리고 들어가는 공은 놓치지 않으려고 한다. 타석에 들어가기 전에 타격코치님 두 분께서 어떤 공이 들어올 확률이 높다고 조언을 해주신다”고 달라진 타격에 대해 말했다.
지난해 신민재는 2군에서 71경기 출장해 타율 3할2리(222타수 67안타) 1홈런 27타점 34도루 OPS 0.767를 기록했다. 278타석의 경험이 지금 1군에서 타격의 자산이 됐다.
신민재는 “예전에도 2루를 계속 보고 싶었는데, 올해 기회가 왔고 최대한 열심히 하고 있다. 대주자라도 상관없고 주전으로 나가면 더 좋다. 팀에서 어떤 역할을 원하는지 그것에 맞춰서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28일 오후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8회초 무사 주자 2루 LG 신민재가 우익수 오른쪽 1타점 적시타를 날린 후 1루에서 기뻐하고 있다. 2023.06.28 /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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