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에 먹구름이 드리워졌다. 좌완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던 NC 구창모가 피로 골절로 대표팀 참가 여부가 불투명해졌기 때문이다.
강인권 NC 감독은 지난 27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구창모의 부상 소식을 전했다. 지난 2일 잠실 LG전 선발 투수로 나서 공 5개를 던진 뒤 스스로 마운드를 내려왔던 구창모는 정밀 검진 결과 팔꿈치와 손목 사이에 굴곡근 미세 손상 진단을 받았다. 3주 재활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으나 9월에 열리는 항저우 대표팀 최종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고 일본 이지마 접골원에서 집중 치료를 받았다.
재활 과정을 마치고 복귀를 눈앞에 두고 예상치 못한 부상 변수가 발생했다. 세 군데 병원에서 검진 결과 피로 골절 소견이 나왔다. 전완근 쪽 핀을 박은 나사 쪽에 피로 골절이 생긴 것. 3~5주 정도 안정이 필요하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 강인권 감독은 “과정을 좀 더 지켜봐야 하며 아직 복귀 시점을 말씀드릴 수 없다. 병원 세 군데 모두 같은 소견이었다”고 아쉬움을 숨기지 못했다.
강인권 감독이 구창모의 부상 소식을 전한 날, 류중일호에 발탁된 삼성 원태인은 개인 최다 이닝을 소화하며 에이스의 품격을 보여줬다. 1회 잭 렉스에게 선제 투런 아치를 얻어 맞았지만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2실점 짠물투를 뽐냈다. 총 투구 수는 98개에 불과했고 단 한 개의 사사구도 내주지 않은 게 눈에 띄었다.
1-2로 뒤진 7회 이재현의 역전 투런 아치로 패전 위기에서 승리 투수 요건을 갖춘 원태인. 1점 차 앞선 9회 좌완 이승현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하지만 이승현이 재역전을 허용하면서 원태인의 시즌 4승은 물거품이 됐다.
원태인은 도쿄 올림픽에 이어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통해 국제 무대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았다. 에이스로서 책임감과 자부심도 강하다. 승리 투수가 되지 못했지만 구창모의 부상 소식에 충격받은 류중일호에게 위안을 주는 쾌투였다.
"도쿄 올림픽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 이어 세 번째 성인 대표팀에 발탁되어 기쁘다. 그(국가대표) 자리를 내주기 싫다고 했었는데 지키게 되어 기분 좋다"고 류중일호 승선 소감을 밝힌 원태인은 "명단을 보니까 선배보다 후배가 더 많은 것 같았다. 형 동생 할 거 없이 원팀이 되어 금메달 획득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래도 제가 (성인 대표팀을) 두 번 가봤으니 후배들이 어떻게 해야 할지 물어본다면 이야기는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도쿄 올림픽과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의 아쉬움을 반드시 만회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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