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지독한 불운에도 다시 힘을 낼 수 있는 이유. 돌아온 152억 포수 양의지의 특급 멘탈 케어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두산 토종 에이스 최원준(29·두산)은 지난 2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와의 시즌 9차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무실점 호투에도 시즌 두 번째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했다. 1-0으로 앞선 7회 마운드를 넘겼지만 야속하게도 7회 1-1 동점이 되면서 승리가 날아갔다.
최원준은 경기 후 “오랜만에 무실점 투구를 해서 기분이 좋다. 내 승리 여부와 상관없이 팀이 접전 끝에 이겼고,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수 있어서 기쁜 것 같다. 나 또한 지금의 좋은 감을 끝까지 유지해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최원준은 신일고-동국대를 나와 2017년 신인드래프트서 두산 1차 지명된 잠수함 유망주. 2020년 첫 10승에 이어 이듬해 12승을 거두며 두산 토종 에이스로 우뚝 섰지만 올해는 이날 전까지 11경기 1승 7패 평균자책점 5.59로 크게 흔들렸다. 제구 난조와 더불어 타선 지원을 받지 못하며 5번의 퀄리티스타트에도 1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최원준은 올해 두산의 이른바 '불운의 아이콘'이었다.
최원준은 올 시즌 NC 상대로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16.20으로 크게 흔들렸다. 그런 NC를 만나 모처럼 위력투를 선보이며 시즌 첫 승을 챙긴 5월 16일 고척 키움전 이후 약 40일 만에 퀄리티스타트에 도달했지만 불펜 난조 탓에 5경기 연속 승리를 신고하지 못했다. 물론 타선 또한 NC 선발 신민혁을 만나 6회까지 1점밖에 올리지 못했다. 참으로 안 풀리는 2023시즌이다.
최원준은 “그동안 쫓긴 것 같다. 마운드에서 타자와 싸워야 하는데 잘 풀리지 않아 나도 모르게 결과만 생각했다. 그러다 보니 좋은 공이 안 나왔다”라며 “주위에서는 다 이런 시기가 온다고 한다. 그런데 이런 적이 처음이라서 방법을 어떻게 찾아야할 지 몰랐다. 힘들었다”라고 마음고생을 털어놨다.
다만 역대급 불운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이었다. 최원준은 “사실 승리는 내가 어떻게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받아들이게 되는 거 같다”라며 “아무래도 야수 형들이 내가 나갔을 때 더 잘하려고 하다 보니 이렇게 되는 거 같다. 형들이 부담을 덜 수 있도록 내가 더 잘 던지는 게 중요하다. 후반기 때는 잘 됐으면 좋겠다”라고 동료들을 향한 넓은 이해심을 뽐냈다.
최원준이 불운과 부진에도 다시 일어나 반등할 수 있었던 이유. 양의지의 특급 멘탈 관리 때문이었다. 그는 “사실 시즌 초반에도 (양)의지 형 때문에 잘 막았던 거지 나는 좋은 공을 던지지 못했다”라며 “지금은 마음이 편하다. 야구를 올해만 할 게 아니다. 의지 형이 ‘내년, 후년도 야구를 할 것이니 너무 조급해하지 말고 편하게 해라. 그래도 네 모습은 어디 안 간다. 하고 싶은 대로 재미있게 했으면 좋겠다’는 조언을 해주니 잘 되는 것 같다”라고 양의지를 향한 고마움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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