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운전으로 70경기 출장정지를 당한 하주석(29·한화)의 징계 해제가 눈앞에 왔다. 한화가 1경기만 더 치르면 하주석도 징계에서 풀리지만 바로 1군에 복귀하진 않는다. 2군 퓨처스리그에서 실전 적응 과정부터 거친다.
한화는 지난 27일 대전 KT전까지 시즌 69경기를 소화했다. 지난해 11월 음주운전에 적발돼 KBO로부터 70경기 출장정지 제재를 받은 하주석의 징계 해제도 이제 1경기 남았다. 징계 소화가 끝나는 29일 KT전부터 1군 경기 출장도 가능하다.
하지만 당장 1군 콜업은 없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27일 경기 전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하주석 콜업 여부와 관련해 “아직 한 경기도 안 뛴 상태다. 경기부터 뛰어야 한다. 경기를 하면서 (컨디션이) 어떤지 들어봐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KBO 출장정지 징계는 1~2군 공식 경기 모두 해당된다. 징계 기간 서산 잔류군에서 개인 훈련에 집중해온 하주석은 실전 경기에 나서지 않았다. 대학팀이나 독립팀과 연습경기에 뛰는 게 규정상 위반은 아니지만 여론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 기간 하주석은 개인 훈련과 함께 봉사 활동에도 나섰다. 지난달 모교 신일고를 찾아 야구 용품을 전달하며 원포인트 레슨으로 재능 기부했고, 이탈리아 출신 김하종 신부가 경기도 성남에서 운영하는 노숙자·청소년 등 소외계층 보호시설 ‘안나의집’을 찾아 봉사 활동을 하며 자숙의 시간을 가졌다.
하주석은 “일회성이 아니라 틈틈이 꾸준한 봉사를 하겠다. 제 여건이 어떻게 되든 주기적으로 안나의집을 찾아 어려운 이웃분들께 식사도 배식해드리고, 설거지도 계속 하겠다. 여기 계신 노숙인 분들과 청소년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되는 것들이 뭐가 있을지 고민하고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하주석의 공식 경기 출장은 시즌 최종전이었던 지난해 10월8일 창원 NC전이 마지막이다. 최 감독은 “8개월 동안 경기를 1경기도 안 치렀다. 그동안 훈련만 하면서 라이브 배팅 정도만 했다”며 “1군에 올라올 준비가 되면 구단과 얘기해서 결정할 것이다”고 밝혔다. 징계가 끝나면 1군에서 안 쓸 이유가 없다.
퓨처스리그에서 어느 정도 경기 감각을 찾으면 1군의 부름을 받을 분위기다. 최 감독은 “하주석의 유격수 수비 능력은 KBO리그 전체로 봐도 상위 클래스”라며 “하주석에게 타격을 기대하면 준비할 시간이 더 필요하다. 8개월을 못 뛰었기 때문에 빠른 볼을 못 따라간다. 수비만 본다면 조금 더 앞당길 수 있을 것이다. 그래도 공백이 있기 때문에 (2군에서도) 처음에는 5이닝 정도 뛰고 하루 쉬면서 9이닝으로 늘리는 과정이 필요하다. 퓨처스리그 경기가 비로 취소되지 않고 정상 진행되면 (전반기 내 콜업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퓨처스리그에선 29일 강화 SSG전부터 출장할 수 있다.
하주석 이탈 속에 한화는 올 시즌 오선진, 박정현, 이도윤이 유격수 자리를 분담했다. 시즌 초반 박정현이 주전으로 먼저 기회를 받았지만 기대에 못 미쳤고, 베테랑 오선진이 5월부터 주전으로 나서 활약했다. 그러나 지난 1일 대전 키움전에서 공에 턱을 맞는 바람에 재활군으로 이동했다. 그동안 좋지 않았던 햄스트링 통증을 다스리며 1군 복귀가 늦어진 사이 이도윤이 주전으로 분투 중이다. 하주석이 돌아오면 수비나 팀 뎁스 강화 면에서 한화에 큰 전력 상승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