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위만 전부는 아니다".
키움 히어로즈의 베테랑 투수 정찬헌(33)이 통산 50승을 따냈다. 그것도 강우콜드가 선물한 완투승이었다.
27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선발등판해 6이닝을 3피안타 2볼넷 1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고 팀의 8-1 승리를 거두었다.
7회초 키움 공격도중 낙뢰와 폭우가 쏟아지면서 강우콜드게임으로 선언되면서 승리를 확정지었다. 지난 5월23일 KT전 승리 이후 6경기만에 시즌 2승을 수확하고 50승 고지를 밟았다. 선발승 24승이었다.
1회 선두타자 김도영에게 2루 내야안타를 맞고 도루를 허용했다. 이어진 2루 땅볼 2개로 첫 실점했다. 이후는 실점없이 버텼다. 2회 2사후 볼넷 2개를 내주어지만 박찬호를 2루 땅볼로 유도했다.
6회도 1사후 최원준 중전안타, 2사후 나성범 우전안타를 맞았으나 최형우를 2루 땅볼로 잡고 퀄리티스타트에 성공했다. 10번의 등판에서 7번째 퀄리티스타트 행진이다.
투심(24구) 슬라이더(29구) 포크(15구) 커브(11구)를 적절히 구사하며 타자들이 방망이를 이끌어냈다. 6이닝을 소화하는데 79구만 던졌다. 제구를 앞세원 완벽한 변화구 구사, 완급조절과 유인고, 타이밍으로 승부하는 베테랑의 투구술이었다.
경기후 정찬헌은 "큰 의미가 있는 50승이다. 어차피 100승은 무리가 있다. 그래도 절반을 했다. 중간도 돌고 선발도 돌면서 이룬 것이라 의미가 있다"고 남다르게 평가했다.
이어 "좋은 컨디션은 아니었다. 구위도 안되고 컨트롤로 좀 미스가 있었다. 그래서 더 공격적인 피칭을 하려고 했다. 최대한 빨리 치게 하려고 했던 것이 주효했다"고 호투비결을 설명했다.
퀄리티행진의 이유에 대해서도 "수비도움을 많이 받았다. 나는 6대4로 인플레이 타구비율이 높다. 수비수들이 미스하지 않고 잘 버텨주는 것이 이닝을 풀어가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마지막으로 "타자를 이겨내는 방법이 꼭 구위만은 아니다"고 강조했다. "구종도 있고, 코스도 있고, 배합까지 여러가지 타입으로 시선을 흐트러뜨리고 타이밍을 어긋나게 하는 피칭으로 바꾼 것이 지금 잘 맞아떨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상대투수로 등판한 이의리는 빠른 구속과 대단한 구위를 갖췄으나 최근 볼넷난조로 어려운 경기를 펼치고 있다. 이날도 6개의 볼넷을 허용했다. 베테랑 선배의 조언도 한번쯤은 곱씹을 대목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