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 홈런왕’ 애런 저지(31·뉴욕 양키스)의 부상 공백이 길어지고 있다. 언제 돌아올지 기약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저지는 지난 26일(이하 한국시간) ‘뉴욕포스트’를 통해 “당연히 시즌 내로 복귀하길 기대한다. 돌아가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할 것이다”면서도 구체적인 복귀 시점에 대해선 “어떤 약속도 할 수 없다. 답이 있으면 좋겠다”고 모호한 입장을 밝혔다.
저지는 지난 4일 LA 다저스전에서 우익수 수비 중 부상을 당했다. J.D. 마르티네스의 큼지막한 뜬공 타구를 잡는 과정에서 우측 펜스와 부딪쳐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다쳤다. 다저스타디움의 불펜 철문이 열릴 정도로 충돌 순간 충격이 상당히 컸다. 허슬 플레이였지만 그 대가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발가락 인대 타박상, 염좌로 10일짜리 부상자 명단에 오른 저지는 자가 혈소판 풍부 혈장 치료술(PRP) 주사도 두 번이나 맞았다. 어느 정도 상태가 호전된 것으로 알려졌지만 걸을 때 통증이 여전히 남아있고, 뛰는 것은 아예 무리다. 구체적인 복귀 시점도 잡지 못하고 있다. 뉴욕포스트에 따르면 올스타 휴식기 이후 1~2주가 지난 시점, 7월말을 기대하고 있지만 이 역시 희망 사항일 뿐이다.
저지가 부상을 당한 뒤 미식축구(NFL)에서 흔한 ‘잔디 발(turf toe)’ 부상과 비교되기도 했다. 잔디 발 부상은 엄지발가락 관절과 조직에 강한 압박과 부하가 걸려 염좌가 발생하는 부상인데 인조잔디에서 주로 뛰는 NFL 선수들이 걸린다.
저지는 “사람들은 6~8주 정도 걸리는 잔디 발 부상과 비교하는데 지금 내가 당한 부상은 그것과 다르다. 발가락 인대 아래가 아니라 옆 부분에 통증이 있다”며 양키스 구단에서 최초 발표한 단순 타박상이나 염좌가 아닌 파열이라고 직접 설명했다.
저지는 “발가락 인대가 파열된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복사근, 햄스트링 부상이었다면 복귀 시기를 알 수 있었을 텐데 이 부상은 너무 독특하다”며 “타격시 밀고 나가는 뒷발이라서 더욱 힘들다. 균형을 잡고 체중을 옮기는 부위라 문제”라면서 답답해했다.
지난해 157경기 타율 3할1푼1리(570타수 177안타) 62홈런 131타점 출루율 .425 장타율 .686 OPS 1.111로 맹활약하며 약물과 무관한 타자로 역대 최다 홈런 주인공이 된 저지는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OPS 1위를 휩쓸며 아메리칸리그(AL) MVP에 등극했다. 시즌 후 9년 3억6000만 달러 초대형 FA 계약을 맺으며 양키스 16대 주장에도 선임됐다.
올 시즌도 49경기 타율 2할9푼1리(175타수 51안타) 19홈런 40타점 OPS 1.078로 활약했다. 그러나 4월말 고관절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올라 10경기를 결장했고, 이번 발가락 부상으로 공백이 길어지면서 MVP 2연패는 사실상 힘들어졌다. 부상 전까지 AL 홈런 1위였지만 자리를 비운 사이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25개)가 몰아치기를 시작하며 1위로 올라섰고, 루이스 로버트(시카고 화이트삭스·21개)에게도 추월당해 2위 자리도 내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