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을 쪼개더라".
돌아온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20)이 단 2경기만에 눈을 사로잡았다. 찬스를 만들고 해결하는 등 게임을 지배하는 야구천재 이종범의 모습을 재소환했다. 이틀동안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를 찾은 관중들은 눈호강을 하며 박수를 보냈다. 상대팀 감독의 칭찬까지 덤으로 받았다.
왼 중족골 골절 재활을 마치고 지난 23일 KT와의 광주경기에 복귀했다. 이미 퓨처스 3경기에서 2홈런, 3루타, 2루타를 때리며 예고편을 선보였다. 복귀하자마자 1번 3루수로 선발출전해 좌전안타를 치고 도루를 했고, 다음 타석에는 중전안타를 터트렸다. 멀티안타로 복귀 신고식을 했다. 다른 타자들이 터지지 않아 패했다.
다음날(24일) 경기에서는 기어코 게임을 지배했다. 첫 타석 3루 땅볼, 두 번째 타석은 삼진으로 물러났다. KT 선발 엄상백의 체인지업에 당했다. 세 번은 당하지 않았다. 1-1이던 5회 2사 2루에서는 우중간을 2루타를 쳤다. 체인지업을 노려 결승타를 만들었다. 8회 마지막 타석도 멋졌다. 선두타자로 등장해 좌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터트렸다. 보내기 번트에 이어 폭투로 홈을 밟았다.
결승타에 쐐기득점까지 승리를 이끌었다. 3연패에 빠진 팀이 절실히 필요했던 결정적인 순간에 활약하는 지배자의 모습이었다. 이미 SSG 랜더스와의 개막 2경기에서 8타수 4안타를 터트리며 작년 데뷔시즌과는 확연히 다른 활약을 보였다. 부상을 당하지 않았다면 판도를 바꿨을 것이다. 그 모습 그대로 돌아온 것이다.
경기후 김도영은 "결승타가 될 줄 몰랐다. 득점권과 중요할 때 치려고 마인드 컨트롤을 하고 경기에 들어선다. 그래서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첫 타석부터 체인지업이 계속왔다. 잘 안맞았다. 세 번째는 안당한다고 생각하고 타석에 들어섰다. 그렇게 좋은 타구가 나와 재미있었다"며 웃었다.
멘탈도 확실히 달라졌다. 작년에는 타석에서 주눅들고 자신감이 없었다. "작년과 다른 점은 한 타석, 두 타석 아웃되더라도 이제는 움츠러들지 않는다. 다 지나간 것이고 다시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오늘도 세 번째, 네 번째 타석에서 좋은 결과가 왔다. 멘탈이 강해졌다. 확실히 달라져서 왔다고 말씀해주신다"고 말했다.
타구 자체가 다른 선수들과 달랐다. 마치 나성범이 치는 듯한 강력한 타구를 생산하고 있다. 이강철 KT 감독도 "타구가 엄청 빠르더라. 그냥 공을 쪼개더라. 레벨이 다르다"며 감탄 할 정도였다. 이유가 있었다. "비시즌 웨이트 훈련을 많이 했다. 하체는 좋은데 상체가 별로였다. 성범 선배님이량 계속 웨이트하면서 그 부분을 보완했다"고 설명했다.
부상으로 못한 활약을 하겠다는 각오도 남다르다. "작년 별로 좋지 못한 성적을 냈다. 올해도 초반부터 다쳐서 믿음을 못 드렸다. 올해는 꼭 믿음 심어드리고 내년, 내후년까지 계속 홎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선배님들이 지쳐있는데 내 역할이 크다고 생각한다"고 팬들에게 약속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