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는 약해보이지만 테임즈의 스윙 메커니즘과 비슷하다.”
한화 최원호 감독은 테임즈가 역사를 썼던 그 현장에서 테임즈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다. 과연 새 외국인 닉 윌리엄스(30)는 한화 다이너마이트 타선의 마지막 방점이 될 수 있을까.
지난 브라이언 오그레디의 대체 선수로 합류한 윌리엄스는 지난 18일 총액 45만 달러(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에 합류했다. 190cm, 97kg 체격을 갖춘 좌투좌타 외야수 윌리엄스는 지난 2012년 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전체 93순위로 텍사스 레인저스에 지명됐다. 2015년 7월 필라델피아 필리스로 트레이드됐고, 2017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4시즌 통산 294경기 타율 2할5푼1리(836타수 210안타) 31홈런 110타점 OPS .727의 성적을 기록했다.
최근 2년은 멕시코에서 활약했다. 토로스 데 티후아나 소속으로 지난해 84경기 타율 3할7푼(319타수 118안타) 29홈런 72타점 OPS 1.172를 기록했다. 올해는 44경기 타율 3할4리(181타수 55안타) 9홈런 28타점 OPS .909를 마크했다. 그리고 올해 한화의 제안을 받고 태평양을 건넜다.
최원호 감독은 윌리엄스의 첫 인상에 합격점을 내렸다. 최원호 감독은 "타격하는 모습이나 수비하는 것을 보면 영상으로 보는 것보다는 괜찮은 것 같다"라면서 "파워는 다소 부족하지만 타격 메커니즘은 에릭 테임즈와 비슷한 것 같다"라면서 첫 인상을 밝혔다. 테임즈는 KBO리그에서 단 3년 동안 최고의 임팩트를 남긴 외국인 선수다. 2015년 40홈런 40도루에 MVP까지 수상했다. 3시즌 통산 타율 3할4푼9리(1351타수 472안타) 124홈런 382타점 64도루 OPS 1.172의 기록을 남긴 전설의 외국인 타자. 최원호 감독은 기대치를 말한 것일 수 있지만 그만큼 윌리엄스의 능력을 높이 평가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최 감독은 윌리엄스의 능력을 차근차근 검증해 나갈 예정. 그는 “내일(25일) 스프린트 체크도 해보고 우리 팀 선수들과 비교해서 스피드가 어떤지도 보고 캐치볼 하면서 송구 강도도 확인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호타준족의 역량을 갖춘 윌리엄스는 외야 3포지션을 모두 소화할 수 있다. 현재 중견수 문현빈, 우익수 이진영 조합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시점에서 이들의 포지션에 변화를 줄 이유는 없다. 일단 윌리엄스는 좌익수 포지션을 맡을 전망. 최 감독은 “공을 따라가고 포구하는 모습들을 보면 기본기는 잘 되어 있는 것 같다”라면서 “좌익수를 보는 게 맞을 것 같다”라면서 윌리엄스의 잠정 포지션을 설명했다.
일단 수비보다는 타격에서 힘을 보태야 한다. 노시환 채은성의 쌍포, 여기에 이진영과 김인환이라는 장타 치는 테이블세터 조합을 위시해서 남부럽지 않은 상위 타선을 구축하고 있다. 6월 팀 타율 4위(.267), OPS 4위(.746)을 기록 중이다. 여기에 윌리엄스의 타격까지 더해지면 더할나위 없다. 윌리엄스가 중심 타선에서 역할을 해준다면 타선의 짜임새는 더욱 탄탄해진다.
최원호 감독 역시 “중요한 건 타격이다”라면서 윌리엄스의 타순 배치에 고심을 하고 있다. 현 시점에서는 팀 내 최고의 생산력과 기술을 갖고 있는 채은성의 앞쪽에 배치하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최 감독은 “현재 우리팀 타자들 가운데 (채)은성이 보다 타격 기술이 나은 선수가 없다. 은성이가 타격 기술이 제일이다. (노)시환이도 은성이 앞에서 효과를 보고 있고 인환이도 시환이 은성이 앞에 있어서 효과를 보는 것 같다”라고 전제를 뒀다.
이어 “윌리엄스도 은성이 앞에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 생각한다. 은성이 앞에서 승부하는 공을 쳐야 한다. 윌리엄스가 치는 것을 봐야하지만 기록 상으로 삼진 비율이 높기 때문에 유인구 승부에 휘둘릴 것 같다”라며 “노시환 윌리엄스 채은성 식으로 타순을 배치하면 앞에서 승부를 계속 하고 은성이에게도 기회가 올 수 있다. 은성이는 유인구를 참고 컨택을 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라면서 이상적인 타선 배치를 설명했다.
윌리엄스는 선한 잇몸미소를 보이며 투쟁심을 발휘할 각오가 되어있다. 그는 "내가 메이저리그 루키 시즌(2017년)때 밀워키와 경기를 하면서 테임즈와 만난 적이 있다. KBO에서는 전설급 선수로 알고 있는데 만나봤을 때 정말 괜찮은 사람이었다"라면서 "공을 거의 박살을 내듯이 치는 선수였다. 그래서 인상이 깊었다”라면서 테임즈와의 인연을 소개했다.
이어 “타점 능력도 중요하지만 이제 필드에서 내가 해왔던 플레이들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어릴 때부터 야구는 즐기고 또 서로를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배웠다”라면서 “나는 공격적이고 투쟁적인 선수다. 경쟁에 불타오르고 투쟁심을 필드에서 보여줄 수 있는 선수라고 생각한다. 제가 팀에서 큰 선수는 아니었지만 파워가 부족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라인드라이브 타구는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힘주어 말하며 테임즈와 비견할 수 있는 타자로 거듭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