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번째 기회는 부상없이 시즌을 완주할 수 있을까.
LG 내야수 손호영이 부상에서 복귀해 시즌 첫 1군 경기에서 홈런포로 화끈한 인상을 남겼다.
손호영은 24일 잠실 롯데전에 9번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이날 롯데 선발 투수는 좌완 반즈였다. 염경엽 LG 감독은 주전 유격수 오지환을 좌완 선발에 맞춰 휴식일을 주면서 손호영을 이날 콜업하자마자 선발 출장시켰다.
손호영은 2회 2사 1,3루에서 첫 타석에 들어섰다. 반즈의 초구를 때려 좌측 펜스를 넘어가는 스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128㎞ 체인지업이 한가운데로 몰린 것을 놓치지 않았다.
경기 후 손호영은 “운이 좋았다. 이호준 타격코치님이 피드백이 있었다. 변화구 타이밍을 잡아라 조언해주셨다. 한가운데로 몰린 실투였다"고 말했다.
손호영의 선제 3점포를 시작으로 LG 타선은 3회 3점, 4회 2점을 보태 기선을 제압했고, 플럿코의 6이닝 무실점 호투와 함께 9-1 완승을 거뒀다.
손호영은 3월말 시범경기에서 허벅지 근육 부상을 당하고서 약 3개월 만에 시즌 첫 경기에 출장했다. 개막 후 84일 만에 처음 1군에 올라왔다. LG의 시즌 70번째 경기였다.
부상만 없다면, 손호영의 시즌은 장밋빛이다. 염경엽 감독의 시즌 구상에서 손호영은 오지환의 백업 유격수와 내야 유틸리티로 활용할 계획이었다. '백업 주전'이다. 앞으로 남은 시즌은 끝까지 기회가 주어진다.
손호영은 지난해 2루수와 유격수 백업으로 36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7리(74타수 19안타) 3홈런 14타점 OPS .741을 기록했다. 출장 기회가 많아질 즈음, 7월말 경기 도중 슬라이딩을 하다가 손등 골절 부상을 당해 시즌 아웃이 됐다.
부상의 아픔이 좀 많다. 손호영은 2014년 시카고 컵스와 계약하며 미국에 진출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2014년 루키리그, 2015년 싱글A에서 뛰었으나 어깨 부상을 당하면서 2016년 다시 루키리그에서 뛰었다. 결국 2017년 3월 방출됐다.
귀국 후 군 복무를 마치고, 제대 후에는 2019년 독립리그 연천 미라클에서 야구를 계속 이어갔다. 독립구단에서 실전 감각을 익히면서 2019년 여름에 열린 2020 KBO리그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했다. 2차 3라운드(전체 23순위)로 LG의 지명을 받아 입단했다.
손호영의 재활 기간에 염경엽 감독은 시즌 구상을 언급하면서 간간이 손호영의 이름을 언급했다.
24일 경기 후 손호영은 “(기사를) 봤을 때는 잘해야겠다, 빨리 낫고 가야겠다 했는데, 열정이 넘쳐서 한 번 더 다친 것 같다. 부담감은 없고 감독님께서 믿어주시는구나, 기대에 부응해야겠다 생각했다”고 말했다.
올 시즌 목표, 각오를 묻자 손호영은 “올해 처음 말한 것과 똑같다. 형들 자리 메우면서 티 나지 않게, 내가 출장해서 경기에 지지 않게, 조용히 뒤에서 (백업으로)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월 미국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서 손호영은 “목표는 숫자 같은 것은 없다. (오)지환이형 대신 출장해도 불안하지 않게, 지환이형 처럼 완벽하게 못하더라도, 많이 티나지 않는 것이 첫 번째 목표다. 다른 것은 생각해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더불어 절반 남은 시즌은 "부상 당하지 않고 완주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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