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와 6년 계약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LA 에인절스가 가을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트레이드로 베테랑 내야수 에두아르도 에스코바(34)를 데려와 가을야구를 향한 열망을 나타냈다.
에인절스는 24일(이하 한국시간) 뉴욕 메츠로부터 에스코바와 잔여 연봉 부담 성격의 현금 472만430달러를 받고 마이너리그 투수 랜던 마르소(24)와 콜맨 크로우(23)를 내주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두 투수 모두 올 시즌 더블A 로켓시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었다.
에인절스는 주전 3루수 앤서니 렌던이 왼쪽 손목 타박상, 신인 유격수 잭 네토가 왼쪽 복사근 염좌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가운데 백업 내야수 지오 어셀라도 왼쪽 골반 골절로 남은 시즌을 뛰기 어려워졌다.
내야 공백이 큰 상황에서 경험 많은 에스코바를 데려와 급한 불을 끌 수 있게 됐다. 베네수엘라 출신 스위치히터 내야수 에스코바는 지난 2011년 시카고 화이트삭스에서 데뷔한 뒤 미네소타 트윈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밀워키 브루어스, 뉴욕 메츠를 거치며 13시즌을 뛴 베테랑이다. 주 포지션은 3루수로 유격수, 2루수도 커버한다.
통산 1304경기 성적은 타율 2할5푼4리(4513타수 1146안타) 162홈런 621타점 OPS .742. 애리조나 시절이었던 2019년 개인 최다 35홈런을 때렸고, 2021년에는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에도 선정됐다.
2021년 11월 메츠와 2년 2000만 달러에 FA 계약했고, 지난해 136경기 타율 2할4푼(495타수 119안타) 20홈런 69타점 OPS .726을 기록했다. 6월7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힛포더 사이클을 기록하기도 했다.
그러나 올해는 유망주 브렛 베이티에게 주전 3루수 자리를 내주며 백업으로 밀렸고, 40경기 타율 2할3푼6리(110타수 26안타) 4홈런 16타점 OPS .695로 성적이 떨어졌다. 팀 내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에인절스가 에스코바를 영입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필 네빈 에인절스 감독은 “에스코바는 많은 경험을 한 프로다. 그가 얼마나 훌륭한 사람이고 이기고 싶어 하는지 칭찬밖에 듣지 못했다. 그래서 우리 팀에 오는 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벅 쇼월터 메츠 감독도 “에스코바가 다시 자리를 잡을 수 있는 팀으로 가게 됐다. 좋은 기회를 얻었으니 잘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에인절스가 마이너리그 선발 유망주 2명을 내주고 에스코바를 데려온 것은 가을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의미다. 이날 에인절스는 오타니가 시즌 25호 홈런 포함 3안타 활약에도 불구하고 8회 4실점한 불펜 난조로 4-7 역전패를 당했다. 마이크 트라웃도 5회 오타니에 이어 솔로포로 백투백 홈런을 쳤지만 타선의 응집력이 떨어졌다. 이날 득점권 8타수 무안타에 잔루만 10개를 남겼다. 결정력이 있는 에스코바가 합류하면서 타선의 경쟁력이 상승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3연패로 주춤하고 있는 에인절스이지만 41승36패(승률 .532)로 준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아메리칸리그(AL) 서부지구 3위로 지구 1위 텍사스 레인저스(47승28패)에 7경기 차이로 뒤져있지만 토론토 블루제이스와 함께 AL 와일드카드 공동 4위로 공동 2위 휴스턴 애스트로스, 뉴욕 양키스(이상 41승35패)와 0.5경기차밖에 나지 않는다.
와일드카드 커트라인에 있는 상황에서 즉시 전력을 영입했다. 에스코바의 올해 잔여 연봉 대부분을 메츠에서 부담하는 조건이지만 마이너리그 투수 2명의 출혈을 감수했다. ‘예비 FA’ 오타니와 함께할 마지막 시즌이 유력한 만큼 끝까지 가을야구 도전을 이어간다. 에인절스는 지난 2014년이 마지막 가을야구로 디트로이트 타이거스와 더불어 현재 가장 오래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