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루를 제외한 내야 3개 포지션을 넘나들며 전천후 수비력을 뽐내는 김하성(28·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이 공격에서도 상하위 타선 가리지 않는 만능키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 이제는 1번으로 자리잡을 기세다. 감독에게 이보다 예뻐 보이는 선수가 없을 것 같다.
김하성은 24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펫코파크에서 열린 2023 메이저리그 워싱턴 내셔널스와의 홈경기에 1번타자 2루수로 선발출장, 1회 선두타자 홈런을 터뜨린 데 이어 5회 2타점 적시타를 치며 5타수 2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활약하며 샌디에이고의 13-3 대승을 이끌었다.
전날(23일) 샌프란시스코전에 1번타자로 나서 3타수 1안타(홈런) 1타점 2볼넷으로 3출루 활약을 한 김하성은 이날도 리드오프로 라인업의 맨 위에 배치됐다. 이날도 2안타 모두 결정타로 장식하며 밥 멜빈 샌디에이고 감독의 기대에 완전히 부응했다.
‘MLB.com’, ‘AP통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경기 후 멜빈 감독은 “김하성은 우리 팀의 엔진과도 같다. 그를 맨 위에 올려놓으니 라인업이 하위 타선까지 강해졌다”며 1번 김하성 효과에 무척 만족스러워했다. 김하성이 1번에 들어선 뒤 샌디에이고 타선도 이틀 동안 각각 10득점, 13득점으로 타선이 터지며 연승을 거뒀다.
올 시즌 샌디에이고는 1번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 2번 후안 소토가 주로 테이블세터를 이루고 있다. 6~8번 타순이었던 김하성이 최근 2경기 1번으로 전진 배치되면서 1~4번 타티스, 소토, 매니 마차도, 잰더 보가츠의 타순이 2~5번으로 한 계단씩 내려갔다. 5번에 들어선 제이크 크로넨워스나 개리 산체스가 6~7번으로 내려가면서 하위 타선까지 강화되는 효과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날까지 올 시즌 1번타자로 5경기 선발출장한 김하성은 타율이 2할2푼2리(18타수 4안타)에 불과하지만 2홈런 4타점에 볼넷 4개를 골라 출루율 .364 장타율 .611 OPS .975로 생산력이 좋다. 도루도 2개 있어 빠른 발이 필요한 1번 타자로 제격이다.
김하성도 “1번타자로 나서면 타석에 많이 서게 된다. 부담이 될 수 있지만 그런 생각은 하지 않으려고 한다. 항상 좋은 타석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뿐이다”며 “기복이 있긴 하지만 지금은 타석마다 감이 좋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16일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전을 시작으로 최근 8경기 연속 안타 행진 중인 김하성은 이 기간 타율 4할1푼9리(31타수 13안타) 2홈런 6타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15일까지 2할2푼8리였던 시즌 타율이 2할5푼4리(228타수 58안타)로 올라왔고, OPS도 .678에서 .734로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