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안경 에이스’ 박세웅이 시즌 초반 부진을 딛고 리그 톱클래스 수준의 구위를 자랑하고 있다.
박세웅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쾌투를 선보였다. 8이닝 동안 3피안타 5탈삼진 무사사구 1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박세웅은 6회까지 단 1개의 안타만 허용했고, 잔루없이 18명의 타자만 상대하고 막아냈다. 1~2회 삼자범퇴로 끝냈고, 3회 1사 후 문성주에게 안타를 맞았다. 그러나 2루 도루를 포수 유강남이 저지하면서 세 명이 타자로 이닝을 끝냈다. 4~6회도 삼자범퇴.
7회 단 한 차례 위기였다. 선두타자 홍창기의 안타, 1사 후 김현수의 안타로 1,3루 위기에 몰렸다. 오스틴을 2루수 땅볼로 유도했는데, 1루에서 늦어 병살 플레이는 무산되며 실점했다. 비디오판독까지 신청했으나 원심 그대로 세이프.
롯데가 8회초 동점을 만들었고, 박세웅은 8회말도 등판해 삼자범퇴로 끝냈다. 롯데가 9회 박승욱의 결승타로 2-1로 승리하면서 박세웅이 승리 투수가 됐다.
3월에 열린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좋은 활약을 한 박세웅은 개막 후 4월에는 부진했다. 4경기에서 승리없이 1패 평균자책점 5.12였다.
5월 들어 안정세를 보였고, 거의 매 경기 퀄리티 스타트 피칭(QS)으로 선발 투수의 몫을 해냈다. 23일 LG전까지 7경기 연속 QS 행진. 최근 8경기 연속 2실점 이하로 막고 있다.
4월에 부진했던 박세웅은 5월 이후로는 언터처블 기세다. 5월 이후 성적만 보면 평균자책점 1.92다. (9경기에서 4승 1패).
같은 기간 리그에서 두산 알칸타라(평균자책점 1.80, 5승 1패), LG 플럿코(평균자책점 1.91, 5승 무패)에 이어 평균자책점 3위다. 국내 투수들 중에서는 톱이다. 키움 안우진이 5월 이후 평균자책점 2.06(8경기 3승 3패)인데, 안우진 보다 더 뛰어나다.
박세웅은 경기 후 “승은 내가 잘 던져도 못할 수도 있고, 못 던져도 할 수 있는 게 승이라고 생각한다. 무엇보다 제일 마음에 걸렸던 건 팀 성적이다. 내가 나간 경기에서 팀이 이겼으면 더 좋았고, 팀이 더 상승세로 갈 수 있었을텐데. 내가 고비를 조금만 더 잘 넘기고, 중간 투수들에게 넘겨줬으면 (팀이)더 좋은 성적이 나올 수 있지 않았을까 생각을 한다”고 말했다.
개인 성적은 좋지만, 롯데는 6월 들어 하락세. 3강에서 밀려나 이제 5위 그룹의 추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롯데는 최근 4승 12패다.
최근의 좋은 투구의 비결은 단순했다. 박세웅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가장 좋은 것 같다. 그동안 어떻게 던져야 될까, 마운드에서 어떤 식으로 타자를 승부하면 좋을까 복잡한 생각을 많이 갖고 던졌다. 4월에 안 좋을 때를 넘어서 5월에 좋아졌을 때의 계기를 되돌아보면 그때부터 복잡함보다는 심플하게 생각하고 마운드에 올라갔던 게 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시즌 초반에 내가 워낙 안 좋을 때는 팀이 잘 나갔다. 내가 잘해야지 팀이 더 잘 나갈 수 있을 텐데라는 생각을 더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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