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논란에 휩싸였던 가수 최성봉(33)이 세상을 떠났다.
지난 21일, 서울 강남 경찰서에 따르면 최성봉은 전날 오후 9시 41분쯤 서울 강남구 역삼동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최성봉은 2011년, tvN ‘코리아 갓 탤런트’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대중에게 얼굴을 알렸다. 당시 최성봉은 고아원 출신이라는 불우한 과거 속에서도 껌을 팔아가며 성악가를 꿈꾸는 감동적인 이야기와 함께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리기도 했다.
준우승 이후 한국의 '폴 포츠'라는 수식어와 명성을 얻게된 최성봉은 2014년 앨범 '느림보'를 발매하는가 하면, 2016년에는 그의 인생을 진솔하게 담은 책 '무조건 살아 단 한 번의 삶이니까'를 출간하기도 했다. 또한 2017년에는 정부 주관 '2016년 국민추천포상' 행정자치부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렇듯 많은 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던 최성봉은 2020년 5월 대장암 3기와 전립선암, 갑상선 저하증 및 갑상선암 진단을 받았다고 밝혔다. 크라우드 펀딩을 통해 거액의 모금을 진행했고, 해당 후원금을 받으며 활동을 이어왔다. 각종 방송 등을 통해 암 투병 사실과 심경을 여러차례 밝히기도 했다.
그러던 2021년 10월, 한 유튜버를 시작으로 그의 '거짓 암투병 의혹'이 피어나기 시작했다. 최성봉이 최초로 제기한 진단서의 진위 여부는 물론, 유흥비로만 3000만원 이상을 쓰는 등 유흥업소에서 '큰 손'이라 불릴 정도로 헤픈 씀씀이로 암투병 후원금을 탕진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
이에 최성봉은 '사실무근'이라머 법적대응을 예고하고 여러차례 반박했지만, 연달아 이어지는 의혹 제기에 궁지에 몰렸다. 결국 최성봉은 극단적 시도를 암시하는 영상을 찍은 후 소방대원에게 구출되는가 하면, 팬카페를 통해 "소중한 후원금 돌려달라고 해주시는 회원님에게는 당연히 돌려드리겠다"라며 '거짓 암투병' 사실을 인정하고 사과했다.
사과 후 최성봉이 출연한 방송 프로그램들은 다시보기 서비스를 중지하며 그는 사실상 방송가에서 '퇴출' 수순을 밟았다. 논란 후 후원금 반환을 위해 식당 등에서 서빙, 아르바이트를 하는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던 그는 다소 안타까운 근황을 전해왔다.
사망 하루 전날이자 논란 1년 후 만인 지난 19일, 최성봉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저의 어리석은 잘못과 피해를 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거듭 잘못했다. 지난 2년여 동안 후원금 반환 문의 해주신 모든 분들께 반환을 해드렸다. 이제는 제 목숨으로 제 죗값을 치르려 한다"라고 적었다.
자신의 집 주소를 남긴 최성봉은 "서른네 살. 이번 생은 비극이지만 다음 생에는 행복한 삶으로 생을 마감하길"이라며 "나로 인해 피해받은 많은 분께 진심으로 죄송하고 이 목숨으로 대신 죗값을 치르겠다"라고 작별인사를 고했다.
경찰은 현장 상황과 유서 형식의 글을 남긴 점을 토대로 유족과 지인 등을 상대로 경위를 조사하고 있는 가운데, 사망한지 사흘 째 유족이 나타나지 않아 무연고 사망자로 분류된 보도가 전해지며 씁쓸함을 더하고 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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