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박2일 시즌4’가 쏘아올린 건 작은 공이 아닌 큰 공이었다. 지역 축제에서 옛날과자를 터무니없는 가격에 판 상인이 전파를 타면서 바가지 요금 논란이 불거졌고, 문화체육관광부까지 나서서 바가지 요금을 근절할 정도에 이르렀으니 말이다.
KBS2 ‘1박2일 시즌4’ 멤버들이 영양군의 한 전통시장에서 옛날과자를 비싼 가격에 구입하면서 불거진 ‘바가지 요금 논란’이 있은 후 약 10일이 지난 지금, 사회적으로 바가지 요금 근절 운동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일 방송된 ‘1박2일’에서는 마을 잔치에 쓰일 음식과 선물을 사기 위해 영양군의 한 시장을 찾은 멤버들이 옛날 과자를 사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들은 1500g 짜리로 세 봉투를 담았는데, 저울에 가격을 재보니 봉투 당 6만 8천 원이 나왔다. 그런데 상인은 한 봉투 당 7만 원을 불렀고, 멤버들은 흥정 끝에 14만 원에 이를 구입했다.
‘1박2일’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그 지역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있다. 특색과 그 지역 사람들, 관련 축제 등을 소개하기도 하는데, 이날 방문한 영양군에서는 산나물 축제가 펼쳐지고 있었다. 음식과 선물을 사기 위해 시장을 방문한 것도 있지만, 지역의 홍보도 겸하고 있는 셈이었다. 그러나 외부 상인의 바가지 요금으로 인해 영양군이 대국민 사과를 하고 해당 상인이 고개를 숙이는 사태에 이르렀다.
‘1박2일’이 쏘아올린 공은 스노우볼이 되어 점점 커졌다. 작은 공을 쏘아올린 줄 알았지만 스노우볼이 되면서 점점 커졌고, 이제는 지역 축제 바가지요금 근절 추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먼저 문화체육관광부는 한국관광공사와 전국 86개 문화관광축제를 대상으로 바가지요금 근절을 위한 ‘착한 가격 캠페인’을 추진한다. 지역 특산물, 전통 문화, 자원 등을 활용해 관광상품화한 특색 있는 지역 축제 중 문화관광축제를 선정해 지원하기로 했다. 또한 오는 30일 지역 문화·관광재단, 축제조직위원회 등 축제 주관 기관들이 모여 착한 가격을 약속하는 자리를 마련하며, 오는 7월부터는 축제 주최 기관들의 자발적 참여로 대한민국 구석구석 축제 통합페이지에서 먹거리 가격과 사진 등을 사전에 제공할 방침이다.
바가지 요금 뿐만 아니라 바가지 요금의 배경이 될 수 있는 ‘자릿세’에 대해서도 시선이 옮겨졌다. ‘1박2일’이 방문했던 산나물 축제는 영양군이 책정한 저렴한 가격으로 산나물이 인기리에 판매됐지만, 문제가 된 옛날과자를 터무니없이 비싸게 판 상인은 비공식 축제장에 있었던 것. ‘야시장’으로 불리는 곳은 운영주체부터 달랐는데, 지역 상인회가 자릿세를 받고 노점상을 모집했다.
지난 21일 MBC 보도에 따르면 바가지 논란을 불렀던 옛날과자 노점상은 야시장에 무려 180만 원을 내고 입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상인회 관계자에 따르면 자릿세는 하루 5만 원이었는데, 옛날과자 상인은 상인회가 정한 공식 자릿값의 9배를 내고 들어간 셈이었다. 돈을 받은 사람은 상인회 관계자가 아닌 ‘팀장’으로 불리는 브로커였고, 야시장 공간을 전문적으로 낙찰받은 뒤 전국 축제를 돌악다니는 외지 상인들에게 재배분하며 웃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가지 요금 뿐만 아니라 이러한 ‘자릿세’를 받는 브로커들에 대해서도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박2일’이 쏘아올린 공이 바가지 요금을 근절하는 시발점이 될지 주목된다. /elnino8919@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