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귀’ 악귀가 붙은 김태리와 귀신을 보는 오정세가 만났다. ‘장르물의 대가’ 김은희 작가 특유의 강렬하고 치밀한 전개는 오컬트 장르에서도 빛을 발하며 첫 방송부터 긴장의 끈을 놓지 못하게 했다.
지난 23일 첫 방송된 SBS 새 금토드라마 ‘악귀’에서는 아버지의 유품으로 받아서는 안 될 물건을 받은 후 악귀에 잠식된 산영(김태리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악귀’는 악귀에 씐 여자와 그 악귀를 볼 수 있는 남자가 의문의 죽음을 파헤치는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드라마로 한국 민속학에 기반한 오컬트와 연이어 발생하는 의문의 사건들을 추적하는 미스터리한 서사가 결합된 작품이다.
‘싸인’, ‘유령’, ‘시그널’, ‘킹덤’ 등 집필하는 작품마다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며 흥행에 성공한 김은희 작가는 이번 작품에서 한국형 오컬트라는 새로운 장르에 도전했다.
구산영의 아버지 구강모 역으로 특별출연한 진선규는 자신의 얼굴을 한 악귀를 마주하는 모습으로 강렬한 포문을 열었다. 이어 죽은 줄로만 알았던 아버지의 유품으로 붉은 댕기를 받은 후 악귀에 잠식돼 원인을 알 수 없는 사건에 휘말리는 구산영으로 분한 김태리는 이제껏 보여준 모습과는 다른 다채로운 감정 연기로 앞으로의 전개를 기대케 했다.
또한 귀신을 볼 수 있으며 구산영에게 자신의 어머니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악귀가 씐 것을 알게 되고 집요하게 파고드는 민속학 교수 염해상을 연기한 오정세는 이전에 보여준 코믹한 모습과는 정반대의 스산하고 미스터리한 느낌을 표현하며 극을 이끌었다.
특히 한국형 오컬트 미스터리 장르를 표방한 ‘악귀’는 민속학이라는 생소한 분야를 주제로 삼아 한국 민속신앙을 결합해 색다른 오컬트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귀신을 소재로 다루고 있지만 공포감을 조성하기 보다는 어딘지 으스스하고 기묘한 분위기로 스릴 넘치는 긴장감을 높여 몰입도를 더했다.
이처럼 첫 방송부터 강렬하게 눈도장을 찍으며 웰메이드 오컬트극의 탄생을 알린 ‘악귀’는 올 여름 안방극장을 시원하게 만들 전망이다. /mk3244@osen.co.kr
[사진] ‘악귀’ 방송화면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