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야구를 잘해도 안하무인 행동은 용납받을 수 없었다. 탬파베이 레이스가 팀의 간판으로 성장한 유격수 완더 프랑코(22)에게 최소 2경기 출장정지 철퇴를 내렸다.
프랑코는 지난 23일(이하 한국시간) 캔자스시티 로열스전에 결장했다. 부상 또는 부진 때문이 아니었다. 내부 징계에 따른 제외로 24일 캔자스시티전까지 최소 2경기를 나서지 않는다. 빠르면 25일 캔자스시티전부터 복귀할 수 있지만 징계가 더 길어질 가능성도 있다.
‘MLB.com’을 비롯해 현지 언론에 따르면 케빈 캐시 탬파베이 감독은 “프랑코는 정말 좋은 아이이자 사람이다. 메이저리그 선수로서 어려움과 좌절감을 배우고 극복해야 하는 젊은 선수”라며 “올 시즌 그가 좌절감을 처리하는 방식은 우리가 선수들에게 최고의 팀 동료가 되어달라고 요구한 방식이 아니었다. 그런 게 여러 번 있었다”고 밝혔다.
MLB.com은 ‘탬파베이가 프랑코에게 내린 징계는 특정 한 가지 사건으로 인한 게 아니다. 일련의 사건들로 인한 것이다’며 ‘프랑코는 올해 최고의 야수임에 틀림없지만 22세의 이 스타는 경기장과 덕아웃에서 어느 때보다 불만을 드러내는 모습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지난 21일 볼티모어전에서 프랑코는 5회 빗맞은 타구가 좌측 안타가 됐지만 제대로 뛰지 않아 1루에서 멈췄다. 이처럼 시즌 내내 주루에서 설렁설렁하는 모습을 자주 보인 프랑코는 상습적인 분노 표출로도 덕아웃 분위기를 저해시켰다. 판정에 불만을 드러내며 배트를 내려치거나 장비들을 내던져 동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지난달 24일 토론토 블루제이스전에선 이 문제로 외야수 랜디 아로자레나 등 팀원들과 덕아웃에서 말다툼을 벌인 프랑코는 지난 19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서 실책 2개를 범한 뒤 취재진의 인터뷰 요청을 거부하기도 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제 멋대로 행동을 일삼으면서 논란이 쌓였다.
‘탬파베이 타임스’에 따르면 탬파베이는 시즌 초반에도 프랑코에게 이 같은 내부 징계를 고려했다. 시간을 두고 조금 더 지켜봤지만 프랑코는 바뀌지 않았고, 결국 결단을 내렸다. 에릭 닌더 탬파베이 야구운영사장은 “프랑코 문제를 공개적으로 처리하는 데 있어 수많은 고민이 있었지만 그가 클럽하우스에서 존중받기 위해선 더 큰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스위치히터 유격수 프랑코는 천재적 재능을 지닌 유망주로 20살이었던 지난 2021년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첫 해부터 아메리칸리그(AL) 신인상 3위에 오르며 재능을 보였고, 시즌을 마치자마자 탬파베이와 11년 1억8200만 달러 대형 연장 계약도 체결했다. 서비스 타임 1년 미만 선수로는 역대 최고액 계약.
지난해에는 오른 손목 부상으로 장기 결장하며 83경기 출장에 그쳤지만 올 시즌 72경기 타율 2할8푼7리(286타수 82안타) 8홈런 34타점 27볼넷 43삼진 24도루 출루율 .349 장타율 .455 OPS .804로 잠재력을 뽐내고 있다. 공수주를 넘나드는 활약으로 WAR 3.8을 쌓으며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5.1)에 이어 이 부문 AL 2위에 올라있다.
야구 실력은 모두가 인정하지만 탬파베이 구단도 안하무인 행동을 더는 묵과하지 않았다. 전력상 손실을 감수하면서 프랑코 길들이기에 나섰다. 프랑코를 빼고 나선 이날 캔자스시티전에서 탬파베이는 5-6으로 패했다. 올 시즌 52승26패로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667)을 질주하고 있지만 최근 5경기 1승4패로 주춤한 상황에서 프랑코 징계를 결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