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펜만 멍이 든다.
KIA 타이거즈가 또 1점 차 패배를 당했다. 지난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서 0-1로 무릎을 꿇었다. 한화와 올해 세 번의 카드 모두 루징시리즈를 당했다. 작년 12승4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으나 올해는 번번히 당하고 있다.
타선이 단 2안타와 5볼넷을 얻었으나 단 한 명도 홈을 밟지 못했다. 소크라테스가 역적이었다. 전날 7회 1사 만루에서 병살타를 때리더니 이날도 4회 1사1루에서 병살타로 찬스를 물거품으로 만들었다. 특히 8회 1사2,3루에서 박찬호의 중견수 뜬공때 귀루가 늦어 3루에서 횡사했다. 1-0 패배를 부른 장면이었다.
올해 12번째 1점차 패배였다. 10팀 가운데 삼성과 함께 최다 1점차 패배였다. 대체로 방망이가 시원하게 터지지 않는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한 점차를 극복하는 야구가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반대로 1점차 승리는 5번이 있었다. 1점차 승부는 불펜소모가 클 수 밖에 없다. 필승조를 가동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닝이터 능력이 떨어졌다. 올해 KIA 선발투수들은 평균 5이닝을 소화했다. 평균으로 따지면 양현종이 5⅔이닝, 앤더슨 5⅓이닝, 윤영철이 5이닝을 던졌다. 이의리는 4⅓이닝, 메디나는 4⅔이닝에 그쳤다. 선발들이 이닝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하면서 고스란히 불펜이 그 부하를 모두 받고 있다.
전날(21일 한화전)은 메디나가 2이닝만 던지고 강판하면서 김유신, 장현식, 김기훈, 윤중현이 나머지 6이닝을 소화했다. 이날은 이의리가 5회1사후 마운드에서 내려갔고 최지민, 전상현, 박준표, 이준영 등 필승조들이 줄줄이 등판했다. 두 투수의 이닝소화력이 시름을 깊게하고 있다. 메디나는 이날을 끝으로 퇴출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경기도 휴식에 들어간 윤영철 대신 선발 황동하가 나설 예정이다. 황동하가 5이닝을 버티지 못한다면 불펜의 조기 투입이 불가피하다. 지난주에도 선발투수들이 사흘연속 5회 이전에 강판하는 통에 불펜을 투입할 수 밖에 없었다. 연투가 많아지면서 2점차, 3점차 지는 경기에 필승조가 등판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매경기 접전 양상으로 이어질 수록 필승조 호출이 잦을 수 밖에 없다. 여기에서 17번이나 한 점차 승부는 부담이 안겨주고 있다. 아직은 임기영, 이준영, 최지민 등이 든든하게 불펜을 지키고 있다. 그러나 아직 시즌 일정의 절반도 소화하지 못하는 가운데 후반기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KIA의 시즌 중반 행보가 아슬아슬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