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투수 한승혁(31)이 친정팀 KIA 상대로 이적 후 최고의 투구를 했다.
한승혁은 22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IA와의 홈경기에 선발등판, 4이닝 1피안타 2볼넷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예정된 투구수 70구로 맞추고 마운드에 오른 한승혁은 64구까지 던지며 4이닝을 책임졌다. 선발승 요건을 갖추진 못했지만 안정된 투구로 1-0 승리의 발판을 마련했다.
1회 시작부터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시작했다. 류지혁을 2루 뜬공, 최원준을 유격수 뜬공 처리한 뒤 이우성을 투심 패스트볼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웠다. 2회에는 최형우와 소크라테스 브리토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 위기에 처했다. 트레이드 상대였던 거포 변우혁을 바깥쪽 낮은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뺏어냈다. 한 고비 넘은 뒤 수비 도움을 받았다. 우익수 이진영이 박찬호의 슬라이스가 걸린 뜬공 타구를 처리한 뒤 김규성이 직선타를 1루수 김인환이 점프 캐치에 성공했다.
실점 없이 2회 위기를 극복한 한승혁은 김선우를 유격수 뜬공, 류지혁을 커브로 루킹 삼진, 최원준을 포크볼로 1루 땅볼 유도하며 다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4회에는 선두 이우성에게 중전 안타를 맞아 노히터가 깨졌지만 최형우를 각도 큰 커브로 헛스윙 삼진 돌려세운 뒤 소크라테스를 1루 땅볼 유도했다. 3-6-1 병살로 이닝 종료. 빠르게 1루 커버를 들어간 한승혁이 더블 플레이를 완성시켰다.
총 투구수 64개로 스트라이크 37개, 볼 27개. 최고 154km, 평균 149km 투심(32개) 중심으로 포크볼, 슬라이더(이상 11개), 커브(7개), 직구(3개)를 구사했다. 2회를 빼곤 이렇다 할 위기 없이 안정감 있는 투구로 선발 임무를 완수했다. 투심을 과감하게 몸쪽으로 찔러 넣으며 내야 뜬공만 3개를 유도했고, 느린 커브로 적절히 섞어 던져 헛스윙 삼진을 잡아내고 병살을 이끌어냈다.
지난해 11월 내야 거포 유망주 변우혁과 트레이드를 통해 장지수와 함께 KIA에서 한화로 건너간 한승혁은 구원으로 시즌을 준비했다. 시범경기까지 순조롭게 컨디션을 끌어올렸으나 4월 개막 한 달간 10경기 1패1홀드 평균자책점 7.20으로 부진했고, 2군에 내려가 조정을 거쳤다. 지난 2일 1군 복귀 후 이날까지 5경기 평균자책점 1.59로 안정을 찾았다.
2군 퓨처스리그 마지막 등판(5월31일 두산전)에서 선발로 긴 이닝을 던지며 보직 전환을 시도했는데 1군에서 첫 선발등판이었던 지난 17일 대전 키움전(3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에 이어 이날까지 2경기 연속 잘 던졌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5.19에서 4.22로 낮춘 한승혁이 한화 선발진의 새 힘으로 떠올랐다.
경기 후 한승혁은 “2회 밸런스가 갑자기 무너졌지만 위기를 잘 넘기면서 4회까지 던질 수 있었다. (이)진영이와 (김)인환이가 수비를 잘 해준 덕분이다. (연속 볼넷 후 마운드에 올라온) 박승민 코치님도 ‘왜 밀어넣어서 스트라이크 잡으려고 하냐. 차라리 강하게 던져서 볼넷 주고 다음에 삼진 잡으면 된다’며 자신 있게 던지라는 말씀을 하셨다. 그런 부분을 생각하며 던지다 보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구원으로 던질 때 포심 패스트볼 위주로 갔지만 선발로는 투심 비중이 크게 늘었다. 이에 대해 한승혁은 “불펜으로 짧게 던질 때는 투심 의존도가 높지 않았는데 다시 선발로 타자를 많이 상대해야 하는 만큼 계속 쓰고 있다. 커브도 던지고 있다. 갖고 있는 구종은 많은데 불펜에선 다 던질 수 없었다. 선발로는 다 구사할 수 있는 만큼 타자 상대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하루 더 휴식을 요청한 리카르도 산체스와 등판 순서를 바꿔 4일 휴식으로 나선 한승혁은 “지난 경기 투구수가 많지 않아 괜찮았다”며 “이제는 보직이 선발로 바뀌었다. 선발로서 책임감을 갖고 앞으로 이닝과 투구수를 차차 늘려나갈 것이다. 지난 등판보다 몸에 힘이 더 남아있다는 게 느껴졌다. 다음에는 더 많은 이닝과 투구수를 가져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