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 상당히 좋았죠.”
한화는 지난 21일 대전 KIA전에서 6-3으로 앞선 7회 1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선발투수 펠릭스 페냐의 투구수가 101개로 교체 타이밍이었지만 한화 벤치는 움직이지 않았다. 페냐는 최형우에게 공 5개를 더 던져 볼넷을 준 뒤 1사 만루에서 강판됐다. 투구수 106개는 올 시즌 개인 최다 기록.
다음 타자는 소크라테스 브리토였다. 큰 것 한 방이 나오면 경기 흐름이 완전히 바뀔 수 있는 상황에서 좌완 김범수가 구원등판했다. 김범수는 소크라테스 상대로 초구 슬라이더를 던져 유격수 정면으로 가는 땅볼을 이끌어냈고, 6-4-3 병살타로 실점 없이 상황을 정리했다.
한화의 7-4 승리로 이어진 결정적 순간이었지만 투수 교체 타이밍이 한 박자 늦었다는 지적도 있었다. 페냐의 투구수가 많았고, 좌완 김범수가 미리 몸을 풀고 있었다면 좌타자 최형우 타이밍에 들어가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22일 KIA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최원호 한화 감독은 “페냐의 투구수를 110구 안쪽으로 생각했다. 외국인 투수들이 그 정도 안 던져주면 운영하기가 어렵다. (6회까지 89구로) 개수가 괜찮았기에 7회에도 올린 것이다”며 “최형우까지 상대하고 소크라테스 때 바꾼 것은 상대 타이밍과 전적 때문이었다”고 밝혔다.
최 감독은 “최형우가 페냐 공에 타이밍이 아예 안 됐다. 또 김범수가 최형우 상대로 통산 25타수 10안타로 약했다. 1대1 상대 데이터로는 적은 사례가 아니다. 최근 3년은 6타수 1안타로 막았지만 사사구 5개가 있었다. 김범수가 부담을 어느 정도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페냐로 최형우까지 갔다”고 설명했다. 이날 최형우는 페냐 상대로 좌익수 뜬공, 유격수 땅볼, 3루수 땅볼로 막혔다.
페냐가 볼넷을 내주면서 만루가 됐지만 이어 나온 김범수가 소크라테스를 공 하나로 병살타 유도하며 상황을 깔끔하게 정리했다. 최 감독은 “김범수가 소크라테스한테는 8타수 1안타로 강했다. 사사구도 없었다”면서 “범수가 잘 막아줘서 기분이 상당히 좋았다. (못 막았으면) 왜 늦게 바꿨냐는 말이 나왔을 것이다”며 웃었다.
한편 한화는 이날 이진영(우익수) 김인환(1루수) 노시환(3루수) 김태연(지명타자) 문현빈(중견수) 정은원(2루수) 장진혁(좌익수) 박상언(포수) 이도윤(유격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채은성이 왼쪽 엄지발가락 타박상으로 2경기 연속 선발 제외됐고, 교체로도 출장이 어렵다. KIA 좌완 선발 이의리를 상대로 김태연이 4번타자로 선발출장한다.
전날 4번타자로 나왔던 이성곤은 이날 조모상을 당했지만 경기를 마친 뒤 광주에 있는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23일 창원 NC전 훈련을 앞두고 다시 팀에 합류할 예정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