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공자’를 촬영하면서 확신이 생겼어요.”
배우 강태주가 ‘귀공자’(감독 박훈정)를 통해 첫 스크린 데뷔를 치른 소감을 밝혔다.
지난 21일 개봉한 ‘귀공자’는 필리핀 불법 경기장을 전전하는 복싱 선수 마르코(강태주 분) 앞에 정체불명의 남자 ‘귀공자’를 비롯한 각기 다른 목적을 지닌 세력들이 나타나 광기의 추격을 펼치는 이야기.
강태주는 ‘귀공자’ 개봉 소감을 묻자 “너무 떨리고 설레고 걱정도 되더라. 무대인사를 하면서 관객들과 직접 만나 반응을 바로 느낄수있고, 재밌다고 응원해주시니 힘도 나더라. 너무 감사했다”며 “‘귀공자’를 통해서 처음 해보는 것들이 많았는데 그 중 하나가 개봉을 기다리는 거였다. 과정도 설렜고, 앞으로 저희 영화가 또 어떻게 나아갈지 기대감도 있었다”고 답했다.
강태주는 무려 198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귀공자’ 마르코 역에 발탁됐다. 그는 “큰 오디션인건 알고 있었다. 같이 연기하는 친구들도 오디션을 봤으니까. 그런데 이 정도까지 경쟁률이 클 줄은 생각 못했다. 오디션이 시간대별로 나눠져 있다 보니 오디션 장에서 마주치는 배우들은 많이 없었다”며 “많은 분들이 지원한 오디션에서 합격됐다고 하니 부담도 됐고, 더 열심히 했다. 잘 해내려고 많이 몰아세웠다”고 털어놨다.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의 심경도 전했다. 그는 “너무 좋았다. 그때 한창 연기를 계속 해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에 빠져있을 때였다.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주변 동료들이나 연기하는 형, 누나들이 30대 초반이 되면서 연기를 그만두고 다른 일을 찾아가는 모습을 많이 봤다. ‘귀공자’에 캐스팅 됐을때 제가 27살 막바지였다. ‘슬슬 다른걸 준비해야되나’ 그런 새생각에 빠져있을때쯤 캐스팅 연락을 받았다. 그때도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 ‘작품이 되면 그만둬야지’라고 생각하며 하루하루 일하고 있었는데 합격됐다고 해서 너무 기뻤고, 잘 해내야되니까 부담감이 따라왔다”고 털어놨다.
당시 와인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었다는 그는 “일부러 평일 저녁이나 주말에만 아르바이트를 했다. 낮엔 미팅이나 오디션이 있을수도 있어서 낮에는 오디션이나 미팅을 하고 저녁에 아르바이트를 하는 식으로 연기를 계속했다. 아직 회사가 없을때 청담동 샐러드 가게에서도 아르바이트를 했는데, 보통 미팅을 강남에서 하니까 미팅 갔다가 아르바이트 가고 그렇게 했다”며 “캐스팅 당시 아르바이트를 하고 집에서 쉬고 있었는데 실장님한테 전화가 왔다. 그때 제가 한창 오디션에 다 낙방하고 최종에서 떨어지고 그랬다. 최종에서 계속 안 되는 경험을 하니까 더 힘들더라. ‘나는 최종에서 선택받지 못하는 배우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어 “연기적으로 고민도많았다. 실장님이 그런 부분을 위로해 주고자 전화를 주신 줄 알았다. ‘요즘 힘들지?’라는 얘기를 해주시다가 마지막에 ‘다음달부터 촬영 하면 될것같아’라고 하더라. 무슨 촬영이냐고 했더니 ‘귀공자’ 오디션에 붙었다고 해서 방에서 소리 지르고 춤도 췄다”며 “아르바이트도 바로 그만뒀다. 촬영까지 2주 정도 시간은 있었는데, 그냥 있다가 촬영에 들어가는게 아니라 복싱 훈련도 해야하니 그만둘수밖에 없었다. 거기서도 응원해 주셔서 감사했다”고 밝혔다.
오디션 과정 자체도 쉽지 않았다고. 강태주는 “대본도 사전 정보가 전혀 없었는데, 바스트와 풀샷을 요구하시더라. 감독님이 전체적으로 내가 몸을 어떻게 쓰는지 보고싶으신가보다 생각했다. 그래서 오디션장에서도 움직이는것까지 생각하며 연기했다. 처음에는 그동안 감독님이 보여주셨던 느와르, 강한 남성성 있는 캐릭터에 대한 대본이었는데 올라갈수록 마르코처럼 가정환경이 불우한 소년의 감정신 대사를 주시더라. 그래서 제가 3차때부터 유추한 바로는 거친 환경속에서 살아가지만 슬픈 내면 가진 소년 캐릭터라고 생각했고, 마지막으로 자유오디션 대본도 그런 결로 준비했다. 총 4차 오디션까지 있었는데, 촬영 직전까지도 시험 과정이었다고 생각했다. 마르코 캐릭터를 만들기 위해 단기간에 복싱실력 향상하고 복서 몸 만들고하는 준비 과정도 심사 받는 마음으로 했다. 촬영 들어갈때까지는 모른다는 마음으로 임했고, 촬영 중간쯤 돼서 ‘이제 돌이킬수 없다’ 싶을때까지 긴장하면서 촬영했다”고 전했다.
마르코는 한국인 아버지와 필리핀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코피노 캐릭터이기도 하다. 강태주는 “혼혈들이 어떻게 살아가는지 그런 아픔들이나 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대변한다는것에 있어 책임감을 느꼈다. 영화도 많이 찾아봤고, 다큐멘터리를 보면서 코피노 친구들의 마음을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밝혔다.
이어 가장 어려웠던 장면으로는 “가장 부담됐던 건 액션이다. 액션 장면에서 다치지 않고 촬영하는게 부담이 되더라. 무술을 외우고 하는건 괜찮았는데 촬영하면서 다치면 안 되니까. 달리고 구르는 장면을 찍을 때면 다치면 안 된다는 부담이 항상 있었다”면서도 “끝까지 단 한군데도 다치지 않았다”고 뿌듯함을 전했다.
이 같은 노력으로 완성된 영화를 시사회에서 처음으로 관람했던 강태주는 “그때 당시에는 제 최선이었다고 생각했다. 지금 보면 아쉬운점도 많다. 만약 그때로 다시 돌아간다면 그보다 더 잘할수있을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당시엔 최선이었으니까. 나중에 또 시즌2가 나온다면 그때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주변 분들이 브라운관에서 보는거랑 스크린에서 보는거랑 느낌이 다를 거라고 많이 말씀해 주셨는데, 확실히 큰 스크린에서 제 얼굴만 나오는걸 보니까 더 부끄럽더라. 관객들과 같이 보니까 피드백이나 영화에 대한 반응을 바로 느낄수 있어서 소중한 경험이었다”고 밝혔다.
지난 2020년 tvN 드라마 ‘미씽: 그들이 있었다’로 데뷔한 강태주는 처음부터 배우를 목표로 했던 것은 아니었다. 대학시절 미디어영상학부였다는 그는 “원래 패션에 관심이 많아 광고마케팅을 하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대외활동으로 패션 관련 서포터즈를 하던 중 관계자들로부터 ‘모델 해볼생각 없냐’는 이야기를 듣고 우연해 패션 사진을 찍었던 것이 처음 연예계 활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됐다고. 강태주는 “군대에 갔을 때 진로에 대한 생각이 많아진다고들 하는데, 정말 그렇더라. 이 일이 즐겁고, 남들 앞에서 저를 표현하는것도 좋아하지만 모델로는 한계가 있을 것 같아서 연기를 배워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의경으로 복무했는데, 의경은 주말에 외출을 할 수 있어서 주말마다 연기학원을 다녔다”고 시작점을 전했다.
그러다 연기에 진심이 된 순간은 연기를 배운지 4, 5년차가 됐을 때였다. 강태주는 “처음엔 연기는 아무나 다 할 수 있는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하다보니 너무 힘들더라. 그러면서도 하나를 깼을 때 즐거움, 칭찬 받았을 때의 성취감이 여태껏 상을 타고 자격증에 합격했을 때 느꼈던 성취감이랑은 다르더라”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제게 정말 감사한 연기 선생님이 계신다. 연기에 대해 얘기하면서 저한테 솔직해져야되고, 저를 표현하는거니까 너를 많이 아끼고 사랑해줘야지 남들도 네가 빛나는걸 볼수 있다고 해주셨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선생님에 대한 감사함과 그동안 연기를 했던 시간들이 떠올라 울컥했다는 그는 “돌이켜보니 4, 5년 하고 있더라. 처음엔 생각 없이 했는데, 더 진중하고 진지해져야하는 순간이 오면서 그때부터 사랑하게 됐다. 배우로서 앞으로 계속 살아가야겠다, 돌아갈 길이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책임감 생겼다”고 돌이켜 봤다.
연기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귀공자’를 만난 강태주는 ‘귀공자’를 촬영하며 배우 활동에 대한 확신이 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박훈정 감독님이 칭찬해주실때 ‘계속 해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워낙 냉철하시기로 유명하시다. 박훈정 감독님이 ‘잘 한다’고 쉽게 얘기해주시지 않는데, 칭찬을 들었을 때 그런 부분에 있어서 자신감, 자부심이 생겼다. 모니터링할때 선배님들이 칭찬해주시면 뿌듯하고, ‘(배우를) 계속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감독님이 항상 큰 신이 있을때 ‘잘 할수 있지?’라고 물어보신다. 그럴때 잘 할수 있다고 답하면 ‘태주가 아주 씩씩해’라고 해주셨다. 따뜻한 기억”이라고 털어놨다.
강태주는 “‘귀공자’라는 작품을 신인때 만날수 있어서 다행이라 생각한다. 현장에서의 마음가짐, 작품에 임할때 몸을 사리지 않는걸 경험으로 배웠고, 그랬을때 좋은 연기가 나올수 있고 좋은 작품이 만들어진다는걸 배웠다. 신인 배우들이 하기 힘든 경험을 이 작품에서 다했다. 무술, 노출, 감정, 와이어도 달아보고 선배님들하고 액션도 해보고 그런 귀중한 경험들을 너무 많이해서 ‘이제 나는 뭐든 할수 있다’는 마음과 자신감이 생겼다. 여기서 복싱 선수 역할을 한 것처럼 ‘할 수 있다’, ‘하면 된다’는 경험을 얻은 소중한 작품이다. 앞으로 다양한 소재, 다양한 직업, 다양한 역할을 해야할텐데 그런 것에 있어서 자신감 얻을 얻을 수 있는 좋은 밑거름과 자양분 됐다. 앞으로는 감독님과 미팅 할 때 ‘뭐든 할수있어요’라고 자신감 있게 말씀 드리려고 한다”고 작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이어 ‘귀공자’ 시즌2에 대해서는 “감독님과 얘기해 본 적은 없다. 만약 2편이 나온다면 귀공자(김선호 분)가 마르코를 키워줘서 저도 ‘킹스맨’처럼 수트 같은 걸 입고 총을 쏘는 연기를 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박훈정 감독님 작품이 총 액션으로 유명하지 않나. 이번에는 한 이사(김강우 분)의 장총, ‘마녀’의 따발총 등 많았는데 저는 김선호 선배님처럼 멋있는 권총을 써보고 싶다. 형사물도 좋고, 감독님이 하시는 그런 느와르 스릴러 액션도 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런가 하면 강태주는 어떤 배우가 되고싶냐는 질문에 “연기 잘하고 믿고 보는 배우가 되고싶다. 연기를 잘하고 싶다”고 간절함을 전했다. 영어와 일본어가 특기라는 그는 “영어랑 일본어로 연기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시장도 넓어졌으니, 앞으로 배두나 선배님처러 해외 작품에서 영어로 연기하는 경험도 너무너무 해보고싶다”고 욕심을 드러냈다.
아직 차기작이 정해지지 않았다는 강태주는 “지금 기다리고 있다. 빨리 많은 분들이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의욕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해보고싶은 캐릭터로는 “저는 다 해보고 싶다. 사극도 해보고싶고 액션, 로코도 해보고 싶다. 학생물을 안찍어 봐서 아직 교복을 입을수 있다면 찍어보고 싶다”며 “우선 마르코로 대중들한테 인사 드렸으니 그런 모습으로 먼저 풀어가고 싶다. 제 안의 진중하고 진지한 모습을 더 많이 보여드리고 싶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강태주는 ‘귀공자’를 통해 어떤 평가를 듣고싶냐고 묻자 “촬영을 하면서도 생각했던게, ‘신인 배우지만 잘 한다’는 얘기가 항상 듣고 싶었다. 저에 대한 기대나 걱정도 많으실 거다. 신인배우 치고 잘한다 못한다 이런 평가를 듣는 게 항상 두려웠는데, ’강태주라는 배우가 잘 한다’는 말이 제일 듣고 싶다”며 “관객분들이 저한테 응원의 메시지를 보내주시면서 ‘이번 작품 통해 처음 알게됐는데 저를 알게 돼서, 발견한 것 같아서 기쁘고 좋다’, ‘앞으로가 기대된다’는 이야기를 해주시더라. 그 말들이 힘이 됐다. 앞으로 배우 일을 해 나가는 데 원동력이 될것 같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라는 얘기만 들어도 저는 성공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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