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유리몸’ 선수 지안카를로 스탠튼(34·뉴욕 양키스)의 부진이 심상치 않다. ‘청정 홈런왕’ 애런 저지(31)가 부상으로 이탈한 뒤 타선이 침묵 중인 양키스는 스탠튼의 추락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양키스는 지난 21일(이하 한국시간) 시애틀 매리너스와의 홈경기를 3-1로 승리하며 최근 4연패를 끊었다. 선발투수 게릿 콜이 7⅓이닝 4피안타 1볼넷 1사구 8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지만 저지 부상 이탈 후 침묵에 빠진 타선은 3득점으로 시원하게 터지지 않았다.
이날 3번 지명타자로 나선 스탠튼은 4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부진하며 홈 관중들로부터 야유를 받았다. 1회 첫 타석부터 루킹 삼진을 당한 뒤 3회 유격수 땅볼, 5회 1루 팝플라이, 8회 루킹 삼진 아웃됐다. 시즌 타율은 결국 1할대(.196)로 떨어졌다.
올해 스탠튼의 성적은 26경기 타율 1할9푼6리(97타수 19안타) 6홈런 13타점 6볼넷 28삼진 출루율 .257 장타율 .423 OPS .680. 지난 2일 왼쪽 햄스트링 부상에서 돌아온 뒤 13경기 타율 1할1푼1리(45타수4안타) 2홈런 2타점 4볼넷 17삼진 OPS .483으로 크게 부진하다.
올해 연봉이 3200만 달러에 달하는 스탠튼은 지난 4월 중순 햄스트링을 부상을 당하면서 한 달 반을 빠졌다. 올 시즌 벌써 47경기나 결장했다.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인저리 프론(Injury Prone)’으로 유명한 스탠튼은 건강이 늘 문제이지 기량 자체는 크게 의심받지 않았다.
그러나 지난해 110경기 타율 2할1푼1리(398타수 84안타) 31홈런 78타점 OPS .759로 가장 저조한 성적을 냈더니 올해는 비율 기록상으로 커리어 최악의 시즌이 되고 있다. 모든 비율 기록이 커리어 통틀어 가장 낮다.
21일 ‘MLB.com’에 따르면 브라이언 캐시먼 양키스 단장은 “스탠튼은 기복이 심하지만 경기에 나갔을 때 가장 상대하기 어려운 타자 중 한 명이다. 그가 없을 때마다 그리워하는 이유다. 지금은 자신의 스윙과 타이밍을 찾는 과정이다. 원래 모습을 찾으면 스탠튼에 대한 물음표가 줄어들 것이다”고 말했다.
여전히 믿음을 버리지 않았지만 30대 중반 나이를 감안하면 에이징 커브가 와도 이상할 게 없다. 앞으로 남은 계약을 생각하면 대단히 우려스럽다. 2024~2025년 각각 3200만 달러, 2026년 2900만 달러, 2027년 2500만 달러 연봉이 남았다. 2026~2027년 각각 1000만 달러씩 전 소속팀 마이애미 말린스가 지불하지만 앞으로 남은 4년 계약 연봉 대부분을 양키스가 부담해야 한다. 스탠튼이 반등하지 못하면 양키스의 재앙이 될 수도 있다.
양키스는 지난 4일 LA 다저스전에서 외야 펜스와 부딪쳐 오른쪽 엄지발가락을 다친 저지가 부상자 명단에 오른 뒤 5승8패로 고전하고 있다. 저지는 지난 7일과 16일, 두 차례 자가혈소판(PRP) 주사 치료를 받고 상태가 호전됐지만 구체적인 복귀 시점은 잡지 않았다. 캐시먼 단장은 “부상이 재발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저지는 워낙 헌신적인 선수라 가능한 빨리 경기에 나가고 싶어 하지만 그럴수록 보호해야 한다. 저지와 우리 모두 현명해야 한다”며 완벽한 회복을 최우선으로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