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탑방의 문제아들’ 박미옥 전 형사가 ‘대한민국 최초 여성 강력계 반장’으로 자신이 모티브가 된 드라마 '시그널' 속 비하인드를 밝혔다. 특히 박미옥은 신창원에게 90도 인사를 받았다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21일 방영된 KBS2TV 예능 ‘옥탑방의 문제아들’(이하 ‘옥문아들’)에서는 인간의 죄와 벌, 선과 악을 끝까지 마주한 ‘대한민국 여경의 전설’ 박미옥 전 형사가 출연했다.
이날 박미옥은 자신을 ‘경찰 역사상 최초의 강력반장이자 최초의 여형사’라는 말에 “최고가 되고 싶기도 한 박미옥 전직 형사다. 지금 제주도에서 그냥 박 반장으로 불리고 있다. 제가 처음 강력팀장할 때가 수사 반장처럼 불리고 있다. 제가 처음 강력팀장할 때가 수사 반장처럼 강력반장으로 불렸다. 제가 33살에 강력 반장이 됐다. 그러면 구속 영장을 신청할 수 있다. 그때부터 오랫동안 닉네임을 박 반장으로 하고 있다”라고 소개했다.
그러자 이찬원은 “병장 진급하실 때 범인 검거율 1위를 기록하셨다. 경위라는 직급까지 오르기까지 15~20년이라는 시간이 걸리는데 박 반장님께서는 9년 만에 오르시게 됐다. 신창원과 정남규 사건, 숭례문 방화사건까지 맡으셨다. 2021년 제주도 서귀포 경찰서 형사과장을 끝으로 명예퇴직을 하셨다”라고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박미옥은 ‘옥탑방의 문제아들’의 출연 계기를 묻자 “핫한 곳에서 연락이 많이 왔다”라며 “타인의 아픔을 가지고 예능 등에서 얘기하는 게 조심스러웠다. 그래도 뭔가 형사 현장에서 봤던 얘기를 하려면 소통을 하는 게 필요하다 여겼고, 이 프로그램에선 예능적 요소보다는 무게감이 있는 얘기를 할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박미옥은 자신이 영화, 드라마에 자문을 많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자문 뿐만 아니라 제가 모티브가 된 드라마가 많다. 고현정 씨가 출연한 드라마 ‘히트’ 정남규 사건 모티브고, 그 다음에 드라마 ‘시그널’은 내가 겪은 미제 사건을 드라마화 했다. 가장 최근에는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의 김소진 배우가 맡은 형사로서 프로파일러들의 팀장으로 갔을 당시 경계선에 있었던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시그널’ 김은희 작가에게 직접 연락을 받기도 했다고. 박미옥은 “김 작가가 찾아와서 첫 마디가 ‘당신 가슴에 남은 미제는 무엇인가요?’라고 하더라”라며 “제 가슴에 남아있는 미제 사건 중 하나는 신정동 연쇄 사건이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영화, 드라마에서 형사에 대해 잘못된 표현이 많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박미옥은 “편견이 너무 많다. 조폭 수사를 하면 몇 대 몇으로 싸우겠냐. 조폭들은 경찰을 만나면 조직이 일망타진되는 걸 안다. 1대 1로 가서 ‘형님 알기 전에 와라’고 한다. 실제로는 조폭과의 싸움이 거의 없다고 말했다.
이때 정형돈은 “진짜 정보원을 키우고 그러냐”라며 영화에서 형사 조력자로 나오는 정보원을 궁금해 했다. 박미옥은 “저는 여자 형사라서 약간 한계가 있었던 것 같다. 도박꾼, 조폭 아니면 수표 장사하는 분들을 만나고 그랬는데 그들 눈에는 제가 아직 아기인 거다. 그래서 원래 술을 못했는데 어린 여자로 보이기 싫어서 소주를 배웠다”라고 고백했다. 이어 “(정보원이) ‘언젠가는 선배 형사한테 말 못하는걸 나한테 말하게 하리라’ 생각했다. 정보를 빼내는 것보다는 가져오는 방법을 썼다”라고 덧붙여 감탄을 자아냈다.
특히 박미옥은 ‘희대의 탈옥수’로 알려진 신창원을 언급했다. 신창원은 당시 탈주 907일만에 검거된 사건으로 박미옥은 “AS 기사가 (탈옥수 신창원을 발견해) 신고한 포인트가 내가 만든 배포물이었다. 신창원의 애인 10명을 만났는데 신창원이 무엇을 잘 먹는지, 경찰의 검문검색을 어떻게 피하는지 조사했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또 티켓다방 직원들에게 ‘이렇게 접근하는 남자를 신고해달라’고 했다. 얼굴이 닮았는지 안 닮았는지 신경쓰지 말고 접근 방법만 보고 신고해달라고 했다. 국민들에게는 ‘운동기구만 있는 집’ ‘강아지만 있는 집’ ‘결혼사진이 없는 집’이 있다면 신고해달라고 했다”라고 당시를 떠올렸다.
그렇게 박미옥은 신창원을 잡기 위해 밖에서 8개월 수사를 했다고. 이후 신창원은 재수감 됐고, 박미옥은 “재수감 된 후 신창원을 만났다. 내게 90도로 인사하더라. ‘날 아냐’ 하니까 미용실 잡지에서 봤다고 했다. 여성 잡지에 실린 (자신을 추적하고 있는) 제 인터뷰를 본 것”이라고 밝혀 놀라움을 안겼다.
박미옥은 “범인을 잡았을 때 느낌은 어떠냐”라는 물음에 “그거 때문에 30년을 하지 않았나 싶다. 한 건 해결하고 피해자 웃는 거 보고, 그리고 분노를 느껴 범인을 잡겠다는 생각도 있었다”라고 답했다.
한편, 박미옥은 은퇴 후 제주도에서 무료 책방을 열었다고 근황을 알렸다. 그는 “지금은 적극적으로 제주도라는 지역을 선택해 거주지를 옮겼고 공간을 만들었다. 거기서 저를 만나고 싶으면 저를 만나는데 감정에 대해 이야기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감정이 터진 수많은 사건과 사고를 봤고, 우리는 사회적 시선 때문에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 잘 말하지 않았다. 나 또한 공부가 필요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형사 생활 중 가장 범인을 잘 잡았던 때가 여행을 하고 돌아왔을 시점이었다. 이제는 진짜 여행자처럼 인생을 살아보자 싶더라”라며 제 2의 인생 목표를 전했다.
/mint1023/@osen.co.kr
[사진] ‘옥탑방의 문제아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