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랑 카리나가 대통령 순방에 왜 나와?". 가수 싸이와 걸그룹 에스파의 카리나가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해 K팝 스타들이 전면에 나서며 한류의 위상을 공고히 했다.
20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진행된 제172차 국제박람회기구 총회에서 2030 부산 엑스포 유치를 위한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이 펼쳐졌다. 이 자리에 윤석열 대통령의 연설이 예정됐던 가운데, 카리나가 진행자, 싸이가 연설자로 먼저 등장해 시선을 한몸에 받았다.
먼저 카리나는 프레젠테이션 오프닝 영상에 에스파의 히트곡 '넥스트 레벨(Next Level)'과 함께 등장했다. 그는 '미래세대 대표 진행자'라는 의미에 맞춰 "자신의 마을, 국가, 미래에 대해 걱정하는 아이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우린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면 좋을까. 우린 이곳에서 새로운 여정을 시작하고자 한다. 여러분이 지구의 미래다. 미래를 위해 여러분을 위해 아이디어를 판단하고 어떤 아이디어가 가장 좋은 지 판단해달라. 우리 참가자들이 여기 나와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연설자로 등장한 싸이는 2012년 파리 트로카데로 광장에서 2만 명의 관중과 '강남 스타일' 플래시몹을 했던 것을 언급하며 "비록 다른 언어를 구사하지만, 그 순간만큼은 하나였다. 음악인으로서 음악이야말로 하나로 묶고, 변화를 일으키고 경계를 넘게 하는 힘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라며 벅찬 심경을 밝혔다.
특히 그는 "그때 공연처럼 이번 2030 부산 세계 엑스포야말로 우리 모두를 하나로 이어줄 것을 믿는다. 저는 음악적으로나 외모적으로나 전형적인 가수가 아니었다. 전혀 새로운 스타일이었기 때문에 제 데뷔는 여러사람들에게 큰 충격이었다. 저는 여러 어려움을 극복해내야했지만 절대 포기하지 않았다. 저의 고국 대한민국이 70년 전 포기하지 않았던 것처럼"이라고 말해 울림을 남겼다.
이 밖에도 싸이는 "저를 잘 못 알아보실 분들이 계실 것 같아서 마지막으로 이걸 끼겠다"라며 '강남 스타일'의 트레이드 마크였던 검은색 선글라스를 착용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10년이 지난 지금도 '강남스타일'이 울려퍼질 때마다 여러분들이 모이는 걸 보면 감사하다. 이처럼 부산 세계박람회도 그렇게 할 것이라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대통령까지 직접 나설 정도로 정부가 부산 엑스포 유치에 힘을 쏟고 있는 상황. 이 과정에 카리나와 싸이 등 K팝의 주역들이 함께 하며 의미를 되새겼다. 이미 배우 이정재가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로도 활약 중인 것을 고려하면, 이번 연설이 세계적인 행사에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이 다른 무엇도 아닌 문화 콘텐츠임을 각인 시키는 모양새다.
이들 외에도 꾸준히 글로벌 팬들의 사랑을 받튼 방탄소년단(BTS)이나 블랙핑크와 같은 아이돌 그룹부터 '기생충'과 '오징어 게임' 시리즈 같은 K콘텐츠까지. 음악부터 영화, 드라마까지 대중문화 전반을 폭넓게 아우르고 점령한 한국의 문화가 국내에서도 자부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세계 속의 서브 컬처인 줄 알았던 'K' 브랜드가 이제는 한국을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 monami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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