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죄송했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나성범(34)이 부상을 완전히 털고 실전모드에 돌입했다. 지난 20일 함평-기아 챌린저스필드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출전했다. 부상 이후 첫 실전이었다. 성적은 3타수1안타1득점. 지명타자로 세 타석만 소화했다. 21일부터는 외야수비도 병행한다.
타격 내용은 1회 첫 타석은 1루수 뜬공에 그쳤고, 3회 두 번째 타석은 3루수 땅볼을 쳤다. 그러나 0-2로 뒤진 6회말 선두타자 김도영이 볼넷을 골라내자 중전안타를 날려 1,3루 기회를 만들어주었다. 완벽한 타이밍은 아니었지만 힘으로 강타구를 만들어냈다. 이어진 김석환의 우월 스리런 홈런이 터지자 홈까지 밟았다.
주루는 다소 조심스러워했다. 100% 뛰지는 않았다. 이제 막 종아리 부상 재활을 마치고 첫 실전이라는 점에서 신중한 주루를 했다. 모처럼 투수들의 투구를 보면서 실전 느낌만 가진 것도 큰 소득이었다. 그래서 얼굴은 훨씬 밝았다. 2경기 정도 실전 점검을 거쳐 23일(금) KT와의 광주경기부터 1군 복귀가 예상된다.
경기를 마친 나성범은 "경기감각이 아직은 없다. 빨리 돌아오면 좋겠다. 한 타석, 한 경기만에 바로 돌아오는 것은 아니다. 처음이라 주루도 100% 못했다. 속력을 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불안감이 있다. 나도 모르게 조심하게 됐다. 경기하면서 적응하면 불안감도 없어질 것이다"고 밝혔다.
의외로 부상회복이 늦어진 이유도 밝혔다. 지난 3월 시범경기 첫 출장을 앞두고 부상 소식이 들렸을때 바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종아리 근육 뿐만 아니라 얇은 근막이 손상된 것으로 드러났다. WBC 체코전에서 이상 증후가 생겼다. 근육이 나았어도 근막이 붙는데 상당한 시간이 많이 걸렸다.
"근막이 치료가 오래걸리는 예민한 부분이다. 바로 붙지가 않았다. 하필이면 여기를 다쳐서 애를 먹었다. 2주를 아무것도 안하고 쉬었는데 안붙었다. '올해 과연 야구할 수 있을까?'라고 생각할 정도로 멘탈이 깨질 뻔 했다. 치료 계속하면서 그런 마음이 들었다. 기다리니 결과가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개막 이후 두 달 넘게 1군에 가세 못해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개막부터 오래 빠져 죄송하고 아쉽다. TV로 경기를 봤다. 아쉽게 1점차로 진 경기가 많았다. 물론 내가 나서서 이긴다는 보장은 없지만 조금이나마 보탬되고 싶었다. 죄송한 마음 뿐이었다"고 머리를 조아렸다.
"후배들이 전화와서 빨리 돌아와 달라고 왜 못오냐고 해서 속상했다. 갈수록 나에게 화를 내더라"며 웃었다. 주전으로 발돋음한 이우성의 활약도 반겼다. "가진 것이 많은 친구이다. 그동안 잠재력이 안터졌었다. 지금 워낙 잘하고 있다. 내가 가서 뛸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다(웃음). 그것으로 뎁스가 강해졌다"고 박수를 보냈다.
"함평에 있으면서 몰랐던 후배들을 잘 알게 됐다. 이적후 1군에만 있었다. 후배들과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러나 다시 오면 안된다. 이제 1군에 올라가면 끝날때까지 아프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 성적도 나온다. 도움이 될지 안될지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