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문현빈 다음으로 뽑은 선수다. 상당한 기대치가 있다.”
문현빈(19)이 주축 타자로 급성장 중인 한화에 또 한 명의 신인 타자가 1군에 올라왔다. 내야수 이민준(19)이 지난 20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엔트리에 등록됐다. 전날 박정현이 말소된 자리에 이민준이 부름을 받았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현재 퓨처스 유격수 중 이민준에 대한 평가가 제일 괜찮아서 올리게 됐다”며 “우리가 문현빈 다음으로 뽑은 선수로 상당한 기대치가 있다. 하드웨어(185cm, 74kg)가 좋은 공격형 유격수다. 아직 어려서 파워가 대단하진 않지만 또래 중에선 괜찮은 편이다”고 말했다.
한화는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서울고 파이어볼러 투수 김서현을 지명한 뒤 2라운드 전체 11순위로 북일고 2루수 문현빈을 뽑았고, 3라운드 전체 21순위로 장충고 유격수 이민준을 지명했다. 2~3라운드 상위 순번에 내야수 2명을 연이어 뽑으며 미래 키스톤 콤비로 기대했다. 하주석 다음 세대 유격수 자원으로 이민준이 낙점된 것이다.
문현빈이 스프링캠프를 시작으로 시즌 개막부터 지금까지 1군에 있던 사이 이민준은 서산에서 착실히 준비 과정을 거쳤다. 지난달 11일 1군 감독으로 승격되기 전까지 퓨처스 팀을 이끈 최원호 감독은 “4월 한 달은 퓨처스가 아닌 잔류군에서 김성갑(61) 코치님한테 과외 수준으로 훈련받았다. 수비에 집중하며 기본기를 다지는 시간을 가졌다”고 밝혔다.
최 감독이 1군으로 올라간 뒤 잔류군 총괄코치에서 퓨처스 감독으로 옮긴 김성갑 감독은 현대, 히어로즈, SK에서 1~2군을 넘나들며 20년 커리어의 베테랑 지도자. 가수 겸 배우 유이의 아버지로도 유명한 김 감독은 내야수 출신으로 손자뻘되는 이민준을 1대1 전담 지도했다. 실전 투입까지 충분한 준비 과정을 거치며 단계적으로 육성했다.
지난달 중순부터 2군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출장했다. 16경기 타율 2할7푼1리(59타수 16안타) 1홈런 12타점으로 타격 능력을 보여주며 1군 콜업을 받았다. 최 감독은 “5월부터 퓨처스리그 경기에도 나왔다. 수비도 움직임이 빠르진 않지만 차분한 스타일이다”며 “나중에 공격형 유격수로 성장하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KIA전에 이민준은 9회초 대수비로 나서며 데뷔 첫 출장을 했다. 타구가 오지 않아 아웃카운트를 처리할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9회말 2사 1,3루에서 데뷔 첫 타석에 나와 출루에 성공했다. KIA 마무리 최지민 상대로 5구 만에 볼넷을 골라내면서 뜻깊은 첫 출루에 성공했다.
한화는 음주운전으로 70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하주석의 징계 해제가 6경기 남았다. 하지만 당장 1군 복귀하진 않는다. 햄스트링 통증을 안고 있는 오선진도 이번 주까지 퓨처스 팀에서 상태를 지켜본 뒤 콜업 시기를 잡는다. 오선진의 복귀 전까지 이민준이 이도윤과 함께 1군에서 유격수 자리를 분담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하주석의 이탈로 올 시즌 주전 유격수 기회를 잡은 4년차 박정현은 1군에서 40경기 타율 1할5푼(80타수 12안타) 1홈런 3타점 3볼넷 24삼진 OPS .438로 기대에 못 미쳤다. 4월에 이어 두 번째 2군행. 최 감독은 “(18일 대전 키움전 11회 무사 1루에서) 번트 실패를 하면서 심적으로 힘들어하는 게 보였다”며 “박정현은 우리가 백업으로 육성하려는 선수가 아니다. 퓨처스에서 마음을 추스르고 경기 감각을 끌어올리기 위해 보냈다. 이민준과 함께 공격형 유격수로 성장해줘야 한다”는 말로 기대를 놓지 않았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