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단과 팬들이 그토록 바랐던 에이스의 반등에도 승리는 찾아오지 않았다. 불펜 방화쇼가 펼쳐지며 또 한 번 날개가 꺾인 롯데다.
롯데 에이스 댄 스트레일리는 20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와의 시즌 10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5피안타 2볼넷 8탈삼진 무실점 호투에도 승리가 불발됐다. 2-0으로 앞선 가운데 마운드를 넘겼지만 불펜 방화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지난 14일 사직 한화전에서 4이닝 6실점으로 패전을 당했던 스트레일리. 래리 서튼 감독은 경기 전 18일 인천 SSG전에서 찰리 반즈가 7이닝 무실점으로 반등에 성공했듯 스트레일리도 기량을 되찾길 기원했다. 서튼 감독은 “스트레일리에게 반즈처럼 던지라는 말을 해주고 싶다. 결과를 말하는 게 아닌 반즈처럼 스트라이크존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라는 이야기다. 초구 스트라이크가 중요하며, 그렇게 해야 카운트를 유리하게 가져갈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스트레일리는 위기관리능력과 함께 5이닝 무실점 84구 반전투를 펼쳤다. 1회 2사 1, 2루 위기서 장성우를 포수 파울플라이 처리했고, 2회 1사 1, 2루에서는 장준원을 루킹 삼진, 김민혁을 2루수 땅볼로 돌려보냈다. 4회에는 2사 후 황재균 상대 2루타를 허용했지만 아웃카운트 3개를 모두 삼진으로 잡는 위력투까지 뽐냈다. 타선의 지원까지 받은 스트레일리는 2-0으로 앞선 6회 한현희에게 마운드를 넘기고 경기를 마쳤다.
에이스가 내려가자 롯데 마운드가 급격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믿었던 40억 FA 한현희의 난조가 뼈아팠다. 선두 박병호를 볼넷, 장성우를 안타로 내보낸 뒤 이호연의 1타점 적시타와 황재균의 1타점 내야땅볼로 2-2 동점을 허용했다. 스트레일리의 시즌 4승이 무산된 순간이었다.
한현희의 방화쇼는 계속됐다. 배정대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한숨을 돌렸지만 대타 김상수에게 우전안타를 맞으며 2사 1, 2루에 처했고, 후속 김민혁 상대 볼 1개를 던진 뒤 1라운드 좌완 기대주 김진욱과 교체됐다. 그리고 김진욱이 김민혁 상대 1타점 역전 적시타를 헌납했다.
롯데는 8회에도 선두 이호연의 볼넷과 황재균의 안타로 처한 위기서 폭투와 김상수의 1타점 적시타로 2점을 더 내줬다. 베테랑 김상수와 최이준의 난조가 낳은 결과였다.
롯데는 KT에 2-5 역전패를 당하며 이틀 전 SSG전 승리의 기세를 잇지 못했다. 서튼 감독은 18일 4연패 탈출로 “팀이 다시 올라가는 느낌이다”라고 연승을 확신했지만 불펜 난조에 상위권 재도약의 꿈이 또 한 번 좌절됐다. 롯데의 최근 14경기 성적은 3승 11패. ‘봄데’ 오명을 벗기 위해선 반등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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