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역수출 신화는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나이가 들어감에도 불구하고 노쇠화 없이 더욱 위력적인 구위를 뽐내고 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메릴 켈리는 지난 20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위스콘신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 필드에서 열린 밀워키 브루워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7이닝 3피안타 1볼넷 7탈삼진 1실점, 퀄리스타트플러스(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의 피칭으로 팀의 9-1 대승을 이끌었다. 켈리는 시즌 9승 째를 수확했다.
최근 5경기 연속 퀄리스타트 행진을 벌였다. 켈리의 시즌 성적은 9승3패 평균자책점 2.90(90이닝 29자책점) 35볼넷 96탈삼진 WHIP(이닝 당 출루허용) 1.07, 피안타율 .194의 성적이 됐다. 다승은 현재 내셔널리그 1위이고 평균자책점, 탈삼진, 이닝 등 대부분의 지표에서 리그 ‘톱5’에 속하는 성적이다.
첫 5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42로 나쁘지 않은 기록을 남겼지만 불운이 잇따르면서 1승3패에 머물렀던 켈리. 그러나 이후 10경기에서 8승2패 평균자책점 2.69의 성적으로 불운을 실력으로 극복했고 기록까지 따라오게 만들었다.
이날 켈리는 최고 95.3마일(153km)까지 나온 포심 34개, 체인지업 22개, 커터 9개, 슬라이더 8개, 커브 8개를 구사했다. 그리고 7개 밖에 던지지 않았지만 싱커가 95.9마일(154km)까지 찍히는 등 구위를 과시했다.
만 35세 시즌이라고 믿기 힘들만큼 위력을 과시하고 있다. 포심이 평균 92.4마일, 싱커가 92.5마일이다. 148km 정도다. 평균 구속은 리그 하위 28%에 속한다. 그러나 평균 분당 회전수(RPM)는 2374회로 메이저리그 상위 27%에 속한다. 구위는 전혀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의미.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KBO리그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활약한 뒤 2019년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2+2년 최대 1450만 달러(약 186억 원)에 계약을 맺으면서 메이저리그로 성공적으로 유턴했다. 이후 부상 등 부침이 있었지만 4년의 계약을 모두 보장 받았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는 2+1년 최대 2500만 달러(약 321억 원)의 계약을 체결했다. 2년 보장 금액만 1800만 달러, 1년 700만 달러의 옵션이 달려 있다.
켈리는 애리조나와 계약을 맺기 전까지 메이저리그 경력이 1경기도 없었다. 하지만 KBO리그의 퍼포먼스와 성장세를 믿고 20대 후반의 ‘신인’에게 거액을 투자했다. 이후 켈리는 97경기 36승35패 평균자책점 3.96의 성적으로 준수한 선발로 한 몫을 했고 최대 3년의 계약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올해 미국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선발돼 일본과의 결승전 선발 투수로 등판하는 영광까지 안았다.
그리고 이제 30대 후반을 향하는 시점에서 또 다시 거액을 안겼다. 켈리는 애리조나의 거액 투자가 아깝지 않은 성적으로 보답하고 있고 또 LA 다저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등 거대 구단들 틈바구니 속에서 지구 1위를 차지하는 기적을 만들어내고 있다.
애리조나의 507억이라는 투자는 역대급 성공으로 향해 가고 있고 켈리는 KBO리그 역수출 신화의 상징으로 거듭났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