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극복 김혜수→얼굴천재 조인성, '밀수' 앤데믹 첫 텐트폴에 거는 기대 [종합]
OSEN 하수정 기자
발행 2023.06.20 16: 15

말이 필요 없는 류승완 감독, 그리고 화려한 배우 라인업의 '밀수'가 코로나19 앤데믹 후 한국영화 첫 텐트폴 작품으로 나선다.
20일 오전 서울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는 영화 '밀수'의 제작보고회가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류승완 감독을 비롯해 주연 배우 김혜수, 염정아, 조인성, 박정민, 김종수, 고민시 등이 참석했다. 
'밀수'(감독 류승완, 제작 ㈜외유내강, 제공배급 NEW)는 바다에 던져진 생필품을 건지며 생계를 이어가던 사람들 앞에 일생일대의 큰 판이 벌어지면서 휘말리는 해양범죄활극이다. '부당거래', '베를린', '베테랑' 등을 연출한 류승완 감독은 코로나 시국에도 '모가디슈'로 361만을 동원했고, '밀수'는 2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2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밀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류승완 감독은 "이 이야기를 기획할 때부터 김혜수와 염정아 배우가 떠올랐고, 영화를 만들면서 그럴 때가 있다"며 "다른 배우한테는 이런 영화를 준비한다고 했더니 관심 있다고 해서 대본을 줬다. 하다보니까 어느 날 전부 현장에 와 계시더라. 영화를 보시면 이 배우들이 '대체불가'라는 생각을 하실 것"이라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2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밀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류승완 감독은 현장에서 완벽주의자로 통하는데, 처음 작업한 박정민은 "좋은 의미의 완벽주의자다.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만들어 나갈 때 나한테 있던, 나도 몰랐던 모습을 먼저 발견해주신다. 그걸 계속 만들어 갈 수 있게 디테일 하게 디렉션을 주셔서 영화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재밌다'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김혜수는 극 중 생계를 위해 밀수판에 뛰어든 조춘자, 염정아는 해녀들의 리더 엄진숙, 조인성은 전국구 밀수왕 권 상사, 박정민은 점차 야망을 갖는 장도리, 김종수는 세관 계장 이장춘, 고민시는 정보통 다방 마담 고옥분으로 분해 열연했다. 
조인성은 "이 영화의 제일 중심인 김혜수, 염정아 선배님을 제외하곤 감독님 주변에 시간되는 사람들이 모였다"며 "어느 날 전화오셔서 뭐하냐고 하시더라. 그래서 '논다'고 했더니, 그렇게 놀면 안된다고 했다. 현장에 오라고 해서 갔고, 현장에 와서 찍으라고 해서 찍었다. (저, 박정민, 고민시 등 )다들 시간되는 사람들"이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모가디슈'를 끝내고 류승완 감독과 재회한 조인성은 "이번에는 영어를 하지 않았고 유창한 한국어를 보실 수 있다. 진중하고 날카롭고 표독스러운 모습들을 영화에서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답했다.
2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밀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2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밀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2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밀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밀수'는 여성 서사가 꽤 큰 비중을 차지해 김혜수, 염정아의 활약이 기대되고 있다. 김혜수는 "염정아는 최고의 파트너였다. 그의 연기를 워낙 좋아했고, 염정아가 했던 드라마, 영화를 다 봤다. 내가 갖지 못한 장점을 굉장히 많이 가지고 있는 배우"라며 "처음에 강혜정 대표가 '자기야~ 영화하자 여성 중심의 서사이고, 함께 할 배우는 염정아'라고 해서 환호했다. 실제 작업했을 때 내가 알고 있는 배우보다 더 멋졌다. 나의 부족한 점을 채워줬고, 예상도 못했던 수중 촬영이 많았는데 우리 둘 다 기대하지 못했던 완벽한 찰나를 기대할 수 있었다. 정말 좋은 배우"라며 극찬했다.
염정아도 "혜수 언니는 진짜 최고였고, 그 어떤 현장보다도 행복했다. 너무 그리워서 눈물이 핑 돌았다. 그 중심에 우리 혜수 언니가 있었다. 강혜정 대표님한테 연락을 받았고, '김혜수 씨랑 하면 어떻겠냐?'라고 해서 '꺄악~' 소리를 질렀다. '너무 감사해요!'라고 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MC 박경림이 "어떻게 소리를 질렀나?"라고 묻자 김혜수는 "너무 좋아. 정아 너무 좋아~ 그랬다"며 "정아 씨가 섬세하고 날카로운 외모인데 실제로는 너무 따뜻하고 멋지다. 현장에서도 엄진숙의 리더 모습뿐만 아니라 구심점으로서 리더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혜수는 수중 촬영을 하면서 큰 위기를 겪었다고. "과거 '도둑들'을 촬영할 때 수갑을 찬 채로, 타고 있는 차가 물에 잠기는 장면이 있었다. 그때 굉장히 어렵게 촬영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그게 공황이었다"며 "'밀수'를 제안 받고 감독님이 보여주신 수중 영상만 봐도 공황이 왔다. 촬영 전 수중 훈련도 거의 참여를 못했다. 당시 '소년심판'을 촬영 중이었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이어 "6m 수중 세트를 보기만 해도 공황이 와서 '큰일났다, 그만 둬야 하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행히 다른 배우들이 너무 잘하는 걸 보고 공황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류승완 감독님도 날 배려해 주셔서 완벽하게 공황 상태에서 벗어나 촬영할 수 있었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2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밀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2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밀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액션 장면에서 어느 때보다 노력했다는 조인성은 "액션은 다른 작품보다 더 욕심이 나서 노력했다. '모가디슈'는 즉흥으로 하는 게 매력이었다면, '밀수'는 감독님의 컨펌 아래 정교하게 액션을 찍은 기억이 있다. 발은 많이 안 쓰고 손 위주로 쓴다"고 했다.
김혜수는 "모든 액션신을 다 봤는데 액션보다 제일 멋진 건 얼굴이다. 깜짝 놀랐다. 결국은 전부 연기니까"라며 "액션을 그렇게 많이 연습한 줄 몰랐다. 실제 옆에서 보니 깜짝 놀랐는데 인성 씨 얼굴을 볼 때마다 '아~ 너무 멋있더라"고 칭찬했다.
박경림은 "우리도 좀 보여달라"고 했고, 조인성은 "와 진짜 보세요~"라며 마이크를 내려놓는 능청을 떨었다. 김혜수는 "특히 눈"이라고 했고, 조인성은 "선배님에게 사랑을 받는 건...선배님 감사합니다"라며 고마워했다. 이에 박정민은 "나도 액션을 했다"고 어필해 웃음을 안겼고, "인성이 형님의 캐릭터는 싸움을 잘하는데, 난 전문적으로 하는 캐릭터가 아니다. 패싸움에 휘말리게 되고, 멋진 액션보단 구강 액션에 가깝다. 분위기를 띄우고 감정으로 싸우는 인물이라서 그쪽으로 준비했다. 그 신을 이틀간 찍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나와서 무기를 휘두르니까 좀 위험했다. 그래도 안전하게 마쳤다"고 했다.
김혜수는 "정민 씨의 모든 영화 중 '밀수'가 최고다. 앞으로 '밀수' 장도리의 액션을 뛰어 넘긴 힘들 것"이라고 했고, 박정민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90도 인사를 건네기도 했다.
2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밀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20일 오전 서울 광진구 롯데시네마 건대점에서 영화 ‘밀수’ 제작보고회가 열렸다.
'밀수'는 앤데믹 시대를 맞은 2023년 여름 시장 한국영화 첫 텐트폴(유명 감독과 배우, 거대한 자본 투입한 흥행이 확실한 상업 영화) 작품이다. 7월 말, 가장 먼저 스타트를 끊고 '콘크리트 유토피아', '더 문' 등과 경쟁한다. 그러나 최근 한국영화가 과거에 비해 관객들에게 외면 받으면서 아무리 기대작이라고 해도 흥행을 장담하긴 어렵다.
'밀수'를 극장에서 봐야 하는 이유에 대해 류승완 감독은 "굉장히 어려운 질문인데, 우선 극장에서 상영되는 전제로 모든 작업을 한다. 현장에서 준비되는 모든 배우들의 감정선이나 화면과 소리의 미세한 조정까지 극장의 큰 스크린과 세팅되어 있는 스피커의 상태로 경험하는 것을 전제로 작업한다"며 "난 내 영화를 한 번도 휴대폰으로 보는 것을 상상해 본 적이 없지만, 관객분들이 영화를 대하는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에 무작정 그것만 고수할 수 없다. 그럼에도 만드는 사람의 입장에선 극장에서 관람해야 만드는 사람의 의도가 100% 전달될 수 있다는 그런 믿음이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리고 여전히 집에서 영화를 보는 게 편할 수 있다. 하지만 영화 한 편을 볼 때 집에서 보면 나만 해도 온전하게 감상을 못 한다. 전화 오면 받아야 하고, 목마르면 물도 마셔야 한다. 불 꺼진 상태에서 온전히 여러 사람들과 함께 2시간 동안 경험하고, 작품을 감상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영화를 대중예술이라고 한다면 많은 사람들과 같이 침묵하는 과정이나 긴장을 공유하고 감정의 흐름을 공유하는 경험이 있다. 영화를 보고, 경험한다는 것, 체험한다는 것은 집에서 경험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소신을 내비쳤다.
 
김혜수 역시 "최근 극장에 가는 발걸음이 끊길 정도로 문화가 바뀌었다. 하지만 '밀수'가 그만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면, 관객들이 영화에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발길을 돌릴 수 있는 힘을 실어주시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밀수'는 오는 7월 26일 개봉한다.
/ hsjssu@osen.co.kr
[사진] 김성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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