꼴찌 추락 위기에 처한 사자군단을 구한 건 163km 작은 거인 김지찬(22)이었다.
김지찬은 18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시즌 9차전에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 2타점 1볼넷 1득점 활약을 펼치며 팀의 5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첫 타석은 선구안이 돋보였다. KT 선발 엄상백의 스트라이크존을 벗어난 체인지업을 연달아 골라내며 볼넷 출루에 성공한 것. 이후 김현준이 좌전안타를 치며 2루를 밟았지만 호세 피렐라의 2루수 직선타 때 미처 귀루하지 못하며 아쉽게 아웃을 당했다. 다만 삼성은 김현준의 2루 도루로 계속된 득점권 찬스서 강민호의 1타점 적시타로 0의 균형을 깼다.
3회 1루수 파울플라이로 숨을 고른 김지찬은 1-2로 뒤진 5회 1사 2루서 등장, 엄상백 상대 좌전안타를 치며 1, 3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후 허를 찌르는 2루 도루로 한 베이스 진루했고, 2-2에서 피렐라의 중전안타 때 3루를 거쳐 홈을 밟으며 역전 득점을 책임졌다.
백미는 네 번째 타석이었다. 5-5로 맞선 6회 이재현의 2루타로 맞이한 1사 2루 찬스서 대타 김동엽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상황. 삼성에는 작은 거인 김지찬이 있었다. 2사 2루서 손동현을 만나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6-5 리드를 이끌었다. 경기 결승타를 친 순간이었다.
김지찬의 활약은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6-5로 근소하게 앞선 8회 1사 3루서 등장해 1타점 내야땅볼을 치며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내야 전진수비의 압박 속에서 침착하게 유격수 쪽으로 땅볼 타구를 보냈고, 유격수 황재균이 홈이 아닌 1루를 택하며 3루주자 김성윤이 홈을 밟았다. 7-5 삼성 리드.
삼성은 KT를 7-5로 꺾고 최근 5연패, 원정 6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경기 전 10위 한화에 0.5경기 차 추격을 허용하며 꼴찌 추락 위기가 엄습했지만 귀중한 1승을 챙기며 연패를 끊고 9위를 사수했다. 163cm 작은 거인 김지찬의 맹활약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김지찬은 경기 후 “이번 주 승리가 없었고, 오늘이 마지막 경기라서 정말 이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나뿐만 아니라 모두가 잘해서 이긴 것 같다”라며 “이번 주가 조금 길게 느껴졌다. 그런데 잠깐 주장이 된 (강)민호 형이 분위기를 좋게 만들려고 노력해주셨다. 어린 선수들이 그걸 보고 더 파이팅할 수 있었고, 더 편하게 할 수 있었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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