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드디어 외국인 타자를 영입했다. 브라이언 오그레디(31)가 방출된 뒤 18일 만에 대체 선수로 외야수 닉 윌리엄스(30)를 영입했다.
한화는 18일 새 외국인 타자로 윌리엄스와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달 31일 오그레디를 웨이버 공시한 뒤 18일 만에 대체 선수 영입을 완료했다. 총액 45만 달러(계약금 15만 달러, 연봉 25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로 남은 기간 줄 수 있는 최대치를 썼다.
한화는 오그레디가 지난달 20일 두 번째로 2군에 내려가면서 본격적인 교체 작업에 나섰다. 웨이버 공시를 하면서 대체 선수 영입이 임박한 것으로 보였지만 뜻밖의 상황들이 연이어 발생했다.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타격 능력에 초점을 맞춰 후보를 좁혔지만 잇따라 메이저리그에 콜업되는 선수들이 나왔다. 미국 구단에서 협상 불가 선수로 풀어주지 않는 선수도 있었고, 고민을 하다 가족 문제를 이유로 오퍼를 거절한 선수도 있었다.
미국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마이너리그가 쉬면서 선수 풀이 좁아졌다. 마이너리그 처우, 환경이 개선되면서 영입 금액에 제한이 있는 KBO리그 구단들의 어려움이 커졌다. 시즌 중에는 상황이 더 어려웠다. 두산도 대체 선수로 대만에 있던 투수 브랜든 와델을 재영입했고, 키움도 미국 독립리그에서 던지던 이안 맥키니를 데려왔다.
2주 넘게 대체 선수 영입이 지연되면서 한화도 더 이상 미국 쪽에 매달리지 않았다. 멕시코 쪽으로 눈길을 돌렸고, 현장에서 필요로 하는 외야수를 찾은 끝에 윌리엄스를 낙점했다.
이날 대전 키움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만난 최원호 한화 감독은 “미국 쪽에 계속 컨택했는데 계약이 안 됐다. 언제까지 미국에만 오퍼를 할 게 아니라 다른 리그에서 준수하게 하는 선수도 찾아보자고 해서 멕시칸리그를 보게 됐다”며 “더 좋은 기량의 선수가 오면 좋겠으나 현재 우리 선수들의 페이스가 괜찮고, 하고자 하는 의욕이 있을 때 이벤트가 필요했다”고 윌리엄스 영입 배경을 밝혔다.
이어 최 감독은 “영상을 보니 배트 스피드가 좋다. 삼진이 조금 많긴 하지만 빠른 배트 스피드로 시원시원하게 돌리더라. 여러 가지로 봤을 때 지금 빨리 올 수 있는 선수 중에선 제일 괜찮은 선수라고 본다”며 “타순은 2번 아니면 5번, 노시환과 채은성 앞이나 뒤를 생각하고 있다. 수비는 중견수도 봤는데 몇 년 전부터 주로 코너를 많이 봤다. 중견수는 문현빈이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코너 쪽으로 생각한다”고 타순과 포지션 구상도 밝혔다.
윌리엄스는 지난 2017년 필라델피아 필리스에서 데뷔한 뒤 2021년 시카고 화이트삭스를 끝으로 메이저리그 4시즌 통산 294경기 타율 2할5푼1리(836타수 210안타) 31홈런 110타점 출루율 .312 장타율 .415 OPS .727을 기록했다. 2017년 빅리그 데뷔 첫 해 83경기 12홈런에 이어 2018년 풀타임 첫 시즌 140경기 17홈런을 기록했다. 메이저리그에서 2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으로 장타력을 과시했다. 최근에는 우익수 출장이 많지만 외야도 3개 포지션 모두 경험이 있다.
윌리엄스는 최근 2년간 멕시칸리그에서도 128경기 타율 3할4푼6리(500타수 173안타) 38홈런 100타점 OPS 1.077로 활약했다. 극단적인 타고투저 리그이지만 장타 툴은 확실히 보여줬다. 한화 팀 구성상 장타를 쳐줄 수 있는 외국인 타자가 필요하다. 오그레디가 실패하면서 좌타 거포 리스크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한화로선 더 이상 시간을 끌 수 없었다.
윌리엄스는 "좋은 기회를 받게 돼 매우 감사한 마음이다.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게 돼 기쁘고 기대된다"며 "팀이 최대한 많은 경기를 이기는 데 도움이 되고 싶고, 마지막까지 좋은 경기력으로 시즌을 마치는 것이 목표다. 이글스 팬 여러분들을 하루 빨리 만나뵙고 싶다"는 소감을 밝혔다. 윌리엄스는 비자 발급 등 필요한 행정 절차를 마무리한 뒤 다음 주말께 입국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