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유연석은 얼굴이 몇 개인 걸까?
지난 9일 방송된 SBS 금토 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에서 강동주(유연석 분)가 돌담병원에 복귀했다. 하지만 “어디까지 생각하고 왔냐?"고 묻는 김사부(한석규 분)에게 강동주는 “제가 어디까지 할 수 있습니까? ”라고 되물었다. 원칙에서 어긋나면 안 된다는 말에는 “원칙대로 거기서부터 시작해보죠”라고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었다.
심지어 손을 다친 서우진(안효섭 분)에게 강동주는 “우리 알지? 좀 의외네? 여기서 볼 줄은 몰랐는데 조심해야지. 써전한테 가장 중요한 연장은 칼이 아니라 손인데"라고 말했다. 서우진은 "제 연장은 제가 알아서 다룹니다"라고 받아쳤고, 강동주는 "앞으로 재밌겠네"라는 말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복귀한 강동주는 외상센터장 대행을 맡게 됐다. 모두를 한자리에 모은 강동주는 "앞으로 우리 센터에서는 비외상 환자는 받지 않겠다. 기준은 원칙대로. 한국 외상데이터베이스 KTDB에 준하는 중증외상, 다발성 손상, 출혈 환자로만 받겠다"고 선언해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었다.
강동주의 독단적인 선택에 많은 이들은 우려를 표했다. 강동주는 차은재(이성경 분)에게도 “선택 똑바로 해라. 외상에 남을 거면 외상에 남고, 응급에 남을 거면 응급으로 가라. 외상이랑 다르다. 마인드셋 하지 않으면 차은재 선생은 내가 이끄는 외상센터에 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았다.
서우진은 “이렇게 무리한 이유가 있냐”라며 강동주에게 물었던 지난날을 회상했다. 강동주는 “상대는 사부님이다. 그러면 무리하게 해야 한다”라고 말했고, 서우진은 “사부님 이기려고 하는 것 같다”고 우려했다. 이에 강동주는 “맞다. 사부님 이겨보려고 온 거다”라며 씨익 웃었다.
유연석은 2016년 말 전파를 탄 ‘낭만닥터 김사부’ 시즌1에 이어 시즌3에 후반부에 컴백해 시청자들의 반가움을 샀다. 강동주는 누구보다 자기애가 폭발하는 츤데레 의사다. 흙수저 출신이라는 콤플렉스를 딛고 자신의 성공과 출세 입신양명을 위해 내달리다 돌담병원에서 새롭게 태어난 인물이다.
유연석으로서는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속 안정원과 180도 다른 의사로 분한 셈이다. 안정원은 소아외과 조교수. 제작진이 밝힌 등장인물 소개를 보면 “슈바이처, 아니 공자, 맹자도 이겨 먹을 천사 같은 성품의 소유자”다. 소아 환자들의 아픔에 누구보다 크게 공감하는 ‘착한 의사 선생님’이다.
야망으로 똘똘 뭉친 강동주와 그저 빛과 같은 안정원은 전혀 다른 캐릭터. 하지만 유연석은 두 인물을 완벽하게 소화했다. 강동주의 날카로운 눈빛과 안정원의 다정한 눈빛이 한 사람에게서 나온 거라니 보고도 못 믿을 놀라운 수준이다.
유연석 표 강동주도, 유연석 표 안정원도 옳다. 천의 얼굴 유연석이기에 가능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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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낭만닥터 김사부, 슬기로운 의사생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