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17일까지 소화한 시즌 62경기 중 11경기가 연장전이었다. 10개팀 중 가장 많은 연장전을 치렀는데 리그 최다 4번의 무승부로 12회도 가장 많이 꽉 채웠다. 연장전 성적은 3승4패4무로 5할에 가까운 승률이지만 여름철이 다가오면서 선수들의 체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투수진 소모가 크다. 설상가상으로 주축 선발 김민우가 오른쪽 어깨 삼각근 부분 파열로 3개월 재활 진단을 받았고, 장민재도 조정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 빠져 선발 두 자리가 비었다. 불펜에 있던 한승주와 한승혁이 대체 선발로 들어왔지만 당장 100구 이상 풀로 던질 수 있는 상태는 아니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엔트리에 야수 1명을 빼고 투수를 하나 더 쓸지 고민하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논의하는 중이다. 현재 선발 5명 중 2명이 100구 이상 던지기 어려운 상태다. 상황에 따라 길게 던질 수 있는 스윙맨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화는 현재 1군 28명 엔트리가 투수 14명, 야수 14명으로 절반씩 구성됐다. 한화와 함께 LG, NC, 롯데, 키움까지 5개팀이 투수 14명을 꾸렸다. SSG, 두산, KIA, KT는 13명. 삼성이 12명으로 가장 적다. 한화가 투수 1명을 추가하면 10개팀 중 유일하게 15명의 투수 엔트리를 운영하게 된다.
고정 선발인 펠릭스 페냐, 리카르도 산체스, 문동주, 그리고 대체로 들어온 한승주, 한승혁까지 선발 5명을 제외한 한화의 불펜은 9명이다. 마무리 박상원과 정우람, 강재민, 김범수, 윤대경 등 5명이 1이닝 셋업맨으로 이기는 경기에 기용되는 가운데 상황에 따라 2이닝 이상 던질 수 있는 투수는 이태양, 김기중, 주현상, 김재영 등 4명이다.
최원호 감독은 “원래는 윤대경을 스윙맨으로 써야 하는데 어깨 통증에서 돌아온 만큼 당분간 짧게 써야 한다. 길게 쓸 수 있는 스윙맨이 4명인데 지금 선발진 구성으로 볼 때 아무래도 마운드 운용이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았다.
2군 퓨처스리그에 있는 영건 남지민의 콜업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1군에서 선발 20경기 경험치가 있는 남지민은 올해 버치 스미스가 부상으로 빠진 뒤 대체 선수 산체스가 합류하기 전까지 선발로 4경기를 던졌다. 산체스가 들어오면서 로테이션에 자리가 없어졌고, 지난달 12일 2군에 내려갔다. 퓨처스리그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지만 지난해 1군에서 충분한 경험 쌓은 선수라 2군에서 특별히 더 배워야 할 게 없다.
최 감독은 “1군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아본 투수이기 때문에 퓨처스에서 선발 경험을 쌓는 게 큰 의미는 없다고 생각한다. 김서현처럼 선발 경험이 없는 선수는 로테이션을 돌며 수업을 받을 필요가 있지만 남지민은 1~2군 모두 선발을 했다”며 “선발로만 역할을 고정시키면 선발 자리가 없을 때 1군에서 쓰기 어렵다. 꼭 선발이 아니라도 불펜으로 1군 타자들을 상대하면서 적응해야 한다. 그러다 선발 자리가 비면 한승주처럼 그 자리에 들어갈 수 있다. 잘 던지면 계속 선발을 할 수도 있는 것이다”는 말로 남지민의 콜업과 불펜 활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 시즌 선발로만 11경기를 더진 장민재의 역할도 조금 더 폭넓게 생각하고 있다. 최 감독은 장민재의 복귀 시점에 대해 “(2군에서) 구위 점검부터 할 것이다. 만약 장민재의 선발 자리가 마땅치 않다면 스윙맨으로 활용할 생각도 있다. 선발 두 자리가 확실하게 고정된 게 아니라 상황을 봐야 한다. 상대 전적이 강한 팀 상대로는 장민재가 선발로 나갈 수 있고, 불펜 미들맨도 가능하다. 활용 폭을 넓게 가져갈 생각이다”고 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