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낭만닥터 김사부3' 김사부의 강직한 성품은 행복한 결말을 마땅하도록 느끼게 만들어주었다.
17일 방영한 SBS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극본 강은경·임혜민, 연출 유인식·강보승)에서는 산불 화재 위기에 놓인 돌담병원과 자신의 자리에서 고뇌하는 여러 의료진들의 갈등이 일시적으로 해소되면서 시즌3가 막을 내렸다. 최종화답게 이야기의 매듭을 짓되 여전히 바쁘고 치열한 돌담병원과 외상센터의 긴박한 긴장은 극을 내내 아우르고 있었다.
김사부(한석규 분)은 화재 대비 현장에서 갑자기 사라졌다. 강동주(유연석 분), 차은재(이성경 분), 서우진(안효섭 분), 박은탁(김민재 분)은 사부를 찾고자 동분서주 뛰어다녔다. 그가 있는 곳은 바로 돌담병원 수술실이었다.
그의 회한은 간단했다. 잘해보려고 했으나, 잘 되지 않은 것, 아니 사명보다는 지친 몸과 마음을 달래려고 이곳에 찾았던 가벼웠던 시작이 그를 엄습했다. 김사부는 “사실 세상살이 피곤하고 싫어져서 돌담병원으로 기어들어온 건데”라며 자조적으로 웃었다. 그러나 김사부가 끌어들였던 오명심(진경 분)은 생각이 달랐다.
오명심은 “김사부가 오고 사람들이 몰려오기 시작했죠”, “김사부가 외상센터를, 제자들을 꿈으로 남겨두고 싶어하는 마음, 누구보다 잘 알아요. 차진만 선생도 강동주 선생도 능력 있는 써전들이고 역량도 충분하다는 걸 잘 알고요”라고 말했다. 어떤 때는 냉철한 자기객관화로 지친 마음을 짓이기느니 제 3자의 정확하기 때문에 따뜻하고 올곧은 다정이 필요한 법이다. 오명심의 말은 김사부에게 그러한 다정함이었다.
강원도의 예산은 고 의원으로부터 허가가 났다. 그는 자신의 수행원들을 밤새 살려낸 의료진을 보면서 "당신들에게 한 번 더 속겠다. 대신 매년 나에게 입증해야 할 것"이라며 철두철미하지만 생각을 달리 먹은 태도를 보였다. 김사부는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김사부야말로 이름만 번듯한 외상센터가 아니라, 진짜 환자를 실리적으로 살릴 수 있는 곳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강동주의 진짜 꿈도 드러났다. 그는 전역을 모두 아우를 수 있는 진짜 외상센터, 지방이라고 낙후된 곳에서 죽어가는 환자가 없게끔 모두 살릴 수 있는 꿈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강동주는 스스로 "지금은 레벨1"이라고 말했다. 그의 꿈에는 동료가 필요했다. 그는 이를 서우진애게 말했다.
서우진은 먹고 살기 위해 의사가 됐고, 돌담병원에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겼고, 그러다 보니 일을 더 열심히 하게 됐고, 또한 모든 인생은 지난하고 힘들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가슴을 설레게 하는 건 얼마 없었다. 차은재나 의사로서의 뜨거운 가슴을 가진 김사부와 함께 할 때뿐이었다. 서우진은 강동주의 제안에 심장이 뛰는 걸 느꼈다.
낭만닥터의 제자들답게 낭만은 있었다. 박은탁은 윤아름(소주연 분)에게 마음을 전했고 키스로 재회했다. 서우진은 차은재에게 커플링을 주었다. 차은재는 "이거 무슨 의미야?"라고 물었고 서우진은 "네가 생각하는 그 의미"라고 말해 차은재를 비명 지르게 했다. 행복한 커플 탄생은 이미 돌담병원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었다. 차은재와 서우진은 다소 쑥스러운 미소를 지었다.
낭만에는 총량이 있다. 그러나 현실을 피하는 순간 낭만은 허상보다 못한 망상이 되어버린다. 꿈을 이루는 건 한 순간이지만 지난하고 고통스러운 현실을 다시 한번 치열하게 살아가는 원동력이 된다. 전 시즌을 통틀어 김사부가 해낸 증명이다. 꼼수가 아니라 정직을, 거창한 사명이 아니라 진심을, 허황된 몸부림보다 진실된 손짓 하나를 아는 김사부의 모습은 수많은 진짜 의사, 간호사를 만들어 내고 있었다.
새로운 돌담병원의 모습은 어떨까. 윤서정('서현진')이 뒷모습으로 등장한 순간, 낭만은 또 하나의 현실이 되어 시즌4라는 이름으로 피어날 거란 즐거운 예감이 끼쳤다. 이다지도 훌륭한 결말이었다./osen_jin0310@osen.co.kr
[사진] SBS 금토드라마 '낭만닥터 김사부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