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생 한승혁(31)이 대체 선발로 나서 호투했지만 불펜이 무너진 한화는 뼈아픈 역전패를 당했다. 탈꼴찌를 할 수 있는 날이었지만 뒷심이 부족했다.
한화는 17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과의 홈경기를 6-9로 역전패했다. 0-4로 뒤지던 경기를 6-5로 뒤집으며 타선이 힘을 냈지만 1점차 리드를 불펜이 지키지 못했다. 핵심 필승맨 강재민이 고비를 넘지 못했다.
이날 한화는 한승혁이 대체 선발로 투입됐다. 당초 선발 로테이션 순서대로라면 장민재가 나설 차례였지만 최근 3경기 연속 고전했고, 키움 상대로 약세를 보이면서 엔트리에 빠졌다. 그 자리에 한승혁이 들어갔고, 3이닝 3피안타 1볼넷 1실점으로 대체 선발로서 역할을 수행했다.
1회 시작을 공 13개로 삼자범퇴했다. 김준완과 이정후 상대로 모두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으며 유리한 카운트를 점하며 범타를 유도했다. 2회에는 볼넷과 안타로 1사 1,2루 위기가 있었지만 수비 도움을 받았다. 이지영의 좌측 펜스 앞까지 날아간 큼지막한 타구를 좌익수 장진혁이 점프 캐치했다. 이에 힘을 받은 한승혁은 김휘집을 중견수 뜬공 아웃시키면서 2회도 실점 없이 막았다.
3회에는 첫 실점을 했다. 임지열과 김준완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이어진 1사 1,3루에서 이정후를 2루 땅볼 처리한 사이 3루 주자가 홈에 들어왔다. 선취점을 내줬지만 다음 타자 이형종을 좌익수 뜬공 처리하며 추가 실점 없이 끝냈다.
첫 선발이라 투구수를 최대 60구로 정해놓고 올라갔는데 50구로 3이닝을 책임졌다. 스트라이크 비율 68%(34/50)로 안정된 제구를 보인 한승혁은 최고 151km, 평균 148km 투심 패스트볼(20개) 중심으로 슬라이더(10개), 포크볼(9개), 직구(6개), 커브(5개)를 구사했다.
불펜으로 시즌을 준비한 한승혁은 시범경기까지 순조롭게 페이스를 끌어올렸으나 개막 후 기대에 못 미쳤다. 4월까지 10경기 1패1홀드 평균자책점 7.20으로 고전하면서 2군에 내려갔다. 퓨처스리그에서 11경기 2세이브2홀드 평균자책점 0.64로 호투했지만 1군 불펜에 자리가 나지 않으면서 선발 준비에 나섰다. 지난달 31일 이천에서 두산 2군 상대로 선발 3이닝 37구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지난 2일 1군 복귀한 한승혁은 구원으로 3경기 4⅓이닝 1실점을 기록했고, 대체 선발로 기회를 잡았다. 불펜에서 타이트한 상황을 견디지 못한 한승혁의 활용도를 다르게 가져가며 변화를 시도했지만 첫 결과가 괜찮게 나왔다. 최원호 한화 감독은 “장민재가 바로 1군에 올라오진 않는다. (퓨처스에서) 구위 점검을 해야 한다. 만약 선발 자리가 없다면 스윙맨으로도 활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승혁이 이날 같은 모습이라면 선발진을 조정할 가능성도 있다.
한승혁이 제 몫을 했지만 한화는 접전 끝에 키움에 6-9로 역전패했다. 4회 두 번째 투수로 투입된 김재영이 2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1사구 2탈삼진 3실점으로 고전했다. 6회 정우람이 1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지만 이날 1군 복귀한 윤대경이 7회 1이닝을 1실점했다.
6-5로 역전한 8회에도 불펜 실점이 이어졌다. 팀에서 가장 믿을 만한 셋업맨 강재민이 무너졌다. 김휘집에게 안타를 맞은 뒤 임지열과 김혜성에게 볼넷을 주며 이어진 2사 만루. 이정후와 7구 승부를 펼쳤으나 슬라이더가 깊게 들어가 옆구리 쪽을 맞혔다. 6-6 재동점. 강재민의 시즌 두 번째 블론세이브 순간이었다.
강재민은 다음 타자 이형종과도 7구 승부를 펼쳤지만 슬라이더가 또 손에서 빠졌고, 왼쪽 다리를 맞히고 말았다. 연속 밀어내기 사구. 계속된 2사 만루에서 마무리 박상원이 투입됐지만 이원석에게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맞으면서 스코어가 6-9로 벌어졌다. 한화가 그대로 패하면서 강재민이 ⅔이닝 1피안타 2볼넷 2사구 4실점 패전을 안았다. 이날 9위 삼성이 수원 KT전에서 역전패해 한화가 11일 만에 탈꼴찌할 기회였지만 불펜 붕괴로 다음을 기약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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