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른쪽 발목 인대 부상으로 쉼표를 찍게 된 김태훈(삼성 외야수)이 웃음을 되찾았다.
김상수(KT 내야수)의 FA 보상 선수로 삼성의 새 식구가 된 김태훈은 시범경기 14경기에 출장해 타율 3할1푼4리(35타수 11안타) 3홈런 12타점 6득점을 기록하며 올 시즌 활약을 예고했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상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4월 8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수비 훈련 도중 오른쪽 발목이 접질려 쓰러졌다. 정밀 검진 결과 오른쪽 발목 인대에 심한 손상이 발견됐다. 회복 후 복귀까지 약 12주 정도가 소요될 전망.
김태훈은 정상적인 타격 훈련과 가벼운 러닝이 가능한 수준에 이르렀다.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그는 "통증은 거의 없다. 인대를 다치고 나서 안 쓰면 다친 부위가 굳어버린다고 들었다. 굳었다가 다시 움직이면 통증을 느낄 수 있는데 좋아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별 문제없다"고 특유의 선한 미소를 지었다.
김태훈은 시범경기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과시하며 강한울(내야수)과 김재성(포수)에 이어 삼성 FA 보상선수의 새로운 성공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 주목을 받았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뜻하지 않은 부상 악재로 쉼표를 찍게 되어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속상했다.
"시범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가 개막 후 5타수 무안타에 그쳤는데 타격감이 좋고 나쁘고를 떠나 마음이 급했던 거 같다. 시범경기에서 했던 대로 하면 되는데 저도 모르게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보니 조급해졌다. 다쳤을 때 뼈만 안 부러졌으면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다행히 뼈에는 이상이 없었다". 김태훈의 말이다.
TV 중계를 통해 야구를 보는 시야가 더 넓어졌다는 게 김태훈의 설명. "다치게 되어 너무 속상하지만 이미 지난 일이고 야구 공부를 하자는 마음으로 TV 중계를 열심히 봤다. 그동안 못 보던 게 보이기 시작했다. 직접 장기를 둘 때는 모르지만 옆에서 보면 보인다고 하듯 저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발목을 크게 다치는 바람에 잠시 그라운드를 떠나게 됐지만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느꼈단다. 김태훈은 "다쳤을 때 가족 모두 저를 위해 모든 걸 희생하는 모습에 너무 고맙고 야구를 진짜 잘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하루빨리 복귀해 좋은 모습으로 가족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고 했다.
동명이인 선수 투수 김태훈에 대해 "원래 친분이 있었던 건 아니지만 진짜 좋은 분이라고 들었다. 직접 만나 이야기해보니 정말 좋더라. 서로 잘할 수 있도록 열심히 준비하겠다"고 했다.
대구의 찜통더위가 시작됐다. 그야말로 본격적인 대프리카 모드다. 김태훈은 "와서 보니까 진짜 덥다. 그냥 계속 덥다. 잘 때 에어컨을 안 트는데 안 틀 수 없는 날씨다. 올해 더위가 더 심해진다니까 체력 관리에 더욱 신경 쓰겠다"고 말했다.
예상 복귀 시점을 묻자 "늦어도 7월부터 무조건 야구하고 싶다. 야구 선수가 야구를 해야 하는데 다치고 나서 집에 있을 때 마냥 쉬는 게 좋은 게 아니었다. 그래도 이곳에 나와서 방망이도 치고 하니까 시간이 잘 간다"고 대답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