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의 돌아온 최원준(26)이 리드오프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최원준은 지난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와의 경기에 출전해 5타석 3타수 1안타 2볼넷 3득점 1도루를 기록하며 팀의 13-11 승리를 이끌었다. 안타는 1개였지만 상대투수들을 예리한 선구안과 파울로 괴롭히며 멀티출루로 연결시키는 등 리드오프 노릇을 톡톡히했다.
이날은 리드오프 출전 두 번째 경기였다. 상무 복무를 마치고 전역과 동시에 1군 경기에 나섰다. 주중 키움과의 고척돔 1차전과 2차전은 2번타자(1루수)로 나섰다. 리드오프로 충실하게 활약한 류지혁과 테이블세터진을 이루었다. 2경기 연속 멀티히트로 복귀신고식을 마쳤다.
김종국 감독은 3차전(15일)부터는 최원준을 리드오프로 기용했다. 입대전 부동의 리드오프로 활약했기에 제자리로 돌아간 것이었다. 그리고 류지혁을 2번으로 맞교대했다. "정확한 컨택 능력이 있다. 출루하고 도루를 많이 하는 스타일대로 해줄 것이다. 그래서 1번으로 기용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리드오프 복귀날은 5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2루 땅볼, 투수 땅볼, 우익수 뜬공, 삼진, 투수앞 병살타까지 기대에 미치지 못한 타격내용이었다. 그럼에도 김감독은 16일 경기에 그대로 리드오프로 기용했다. 정교한 타격와 3출루, 도루에 3득점까지 맹활약하며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첫 타석에서 앞서 홈팬들에게 복귀를 알리는 인사를 정중히 하더니 가볍게 이재학의 직구를 끌어당겨 우전안타를 쳐냈다. 이어진 소크라테스의 만루홈런이 터져 득점을 올렸다. 2회 두 번째 타석은 유격수 깊숙한 타구를 날렸다. 상대 유격수 김주원이 펌볼해 1루를 밟았다. 내야안타가 아닌 실책으로 기록했다.
5-8로 역전 당한 직후 4회 1사2루 세 번째 타석에서는 10구 승강이를 벌이며 기어코 볼넷을 골라냈다. 이재학은 최원준과 승부를 끝으로 강판했다. 이우성의 1타점 추격타에 이어 최형우의 역전 3점홈런이 이어졌다. 중요한 흐름에서 집요한 승부로 발판을 놓은 볼넷 출루였다.
10-9로 뒤진 6회도 바뀐투수 김영규를 상대로 선두타자로 나와 또 10구 접전을 벌여 볼넷을 골랐다. 류지혁의 병살이 나와 도루 시도를 못했다. 9회 마지막 타석도 아까웠다. 무사 2,3루에서 잘 밀어친 땅볼 타구가 선상에 바짝 붙은 3루수 서호철의 호수비에 막혔다. 빠졌다면 2타점 2루타가 될 수 있었다.
그래도 1루를 밟았고 이우성의 역전 3점 홈런때 또 득점했다. KIA는 최형우의 백투백포까지 터져 승리를 거두었다. 새로운 리드오프는 3출루를 하는 과정에서 10구 승부를 두 번 펼치며 상대투수들을 괴롭했다. NC 투수들은 최원준과 상대하느라 34개의 볼을 졌다. 선구안과 커트 능력을 과시한 진짜 리드오프가 돌아왔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