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만 같다".
KIA 타이거즈 외야수 이우성(28)이 트레이드 이후 인생경기를 펼쳤다. 지난 1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NC 다이노스의 경기는 이우성의 활약이 없었다면 이길 수 없었다. 11-9로 패색이 짙은 8회말 2사 1,3루에서 임정호의 직구를 후려쳐 좌중월 역전 3점포를 날렸다.
무사 2,3루에서 2사 1,3루로 바뀌며 찬스가 날아가는 듯 했으나 단숨에 12-11로 역전을 이끈 한 방이었다. 5-0 리드를 지키지 못한 이의리의 제구난조와 7실점 부진, 박찬호의 실책과 재역전 허용, 신범수의 스리피트 위반으로 인한 수비방해, 불펜투수진의 실점 등 꼬였던 경기를 단숨에 바로잡은 결정적 한 방이었다.
5-8로 역전당한 직후 4회말 반격에서 2사1,2루에서 3유간을 빠지는 추격의 적시타를 날리기도 했다. 이날 4타수 2안타 4타점의 활약이었다. 최근 3경기에서 3안타-2안타-2안타 등 멀티히트 행진을 펼치고 있다. 최근 10경기 타율이 4할5리에 이른다. 시즌 타율도 3할3푼3리이다. 장외 팀내 타격 1위이다.
경기후 이우성은 "너무 좋다. 솔직히 너무 좋았다. 1,2루 간으로 보낼 생각했다. 연결만 잘하면 형우 선배가 너무 좋아서 충분히 역전, 동점을 할 수 있었다. 크게 칠 생각은 없었다. 공이 가운데로 몰려서 나도 모르게 홈런을 쳤다. 어떻게보면 진짜 이게 꿈인지, 너무 좋은 하루였다"며 웃었다.
지난 2019년 다시 타이거즈로 트레이드 된 이후 최고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2022시즌부터 풀타임 1군으로 뛰었다. 백업과 주전을 오갔지만 올해는 붙박이 외야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OPS 0.886 타격과 원히트 투베이스 주루, 안정된 수비까지 흠잡을데 없는 활약이다.
무엇보다 타석에서 자신감 넘치는 타격을 펼치고 있다. 중심타선까지 진출할 정도로 타격이 일취월장했다. 다음주부터 퓨처스 실전에 나서는 나성범이 복귀해도 이우성의 자리를 흔들림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프로데뷔 11년차에 드디어 주전으로 인정받을 만한 실적을 내고 있다.
그럼에도 이우성은 "다른 주전에 비해 타격 지표가 너무 작다. 안타와 타수가 많이 부족하다. 생각하지 않은 땅볼 코스 안타가 나오는 것 같다. 그러면 다음 타석에서 자신감이 더 생긴다. (나의 3할 타율 보다는) 팀 승률이 5할 아래에 있다. 빨리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고 싶다"며 팀 퍼스트를 내세웠다.
커리어하이를 찍는 이유에 대해서는 "이제 입단 11년차가 됐다. 감독님이 부임하시고 올해까지 2군은 한 번만 갔다. 1군 풀타임으로 있다보니 쫓기는 면도 없고 더 잘하려고 노력을 하려다 보디 그렇게 됐다. 더 준비를 열심히 하려는 것을 알아봐주신 것 같다. 몸 다치는 것 겁내지 않는 플레이를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빨리 성범형이 돌아와 작년처럼 홈런도 펑펖 쳐주고 팀을 이끌어주고 많이 이겼으면 좋겠다. 진심이다"고 나성범의 복귀를 학수고대했다. KIA는 최형우,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활약과 돌아온 리드오프 최원준에 이어 나성범까지 가세한다면 핵타선이 구축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우성의 활약은 든든한 호재이기도 하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