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들도 브레이크도 고장난 트럭처럼 추락 중이다. 현재 롯데 자이언츠의 행보는 높은 곳을 향하다 아래로만 떨어지고 있다. 과연 지금의 롯데에 어떤 새로운 동력이 있을 것이고, 그 동력이 과연 실질적으로 추락을 막아세우고 팀을 다시 끌어올릴 수 있을지를 고민해야 한다.
롯데는 지난 16일 SSG전에서 1-12로 대패를 당하면서 3연패 수렁에서 헤어나오지 못했다. 올 시즌 최다 실점 타이와 함께 최다 점수 차 패배를 당했다.
6월 4승10패로 월간 승률 최하위다. 최근 4연패-2연패-3연패 등 연패가 길어지고 있다. 전형적으로 고전하는 팀의 패턴이다. 선발진 선제 실점을 허용하고 조기 강판된다. 이번 주 선발에 나선 찰리 반즈-댄 스트레일리-나균안-한현희가 모두 5이닝을 소화하지 못했다. 선제 실점을 허용하고 쫓아가는 패턴이 반복된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추격조 투수들이 등판하면서 언제든지 실점을 허용할 수 있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결국 추격을 하다가도 제풀에 지쳐 쓰러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다시금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4~5월의 좋았던 기세를 확실하게 잇지 못하는 상황이다. 언젠가 기세가 꺾이고 페이스가 떨어지는 시기가 올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그 시기가 길어지고 있고 추락하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완만하게 꺾이다가 다시금 반등을 하면서 잔여경기들에서 5할 정도의 승부만 펼쳐주면 추후 다시 승부수를 던질 시기를 잡을 수 있지만, 현재 상황은 최악에 가깝다.
어디서 동력을 찾아야 할지도 갈피를 잡지 못하는 상황. 일단 최근 불펜진이 연달아 과부하가 걸린 상황에서 김상수와 김진욱이 17일 1군에 다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복귀 직전까지 모두 필승조 역할을 했던 만큼 다시금 힘이 되어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김상수와 김진욱이 말소된 7일 이후 롯데는 4차례의 연장을 치렀고 모두 패했다. 팀도 불펜진 모두 상처와 피로만 얻었다. 결과적으로 이들의 재조정 기간 동안 젊은 투수들로 버티고 이겨낸다는 계획은 완전히 어긋났다.
타선의 조합과 연결도 썩 좋지 않은 상황이다. 전체적인 타격 페이스가 떨어져 있다. 4~5월에도 월등한 타격은 아니었지만 필승조의 힘과 득점권 상황에서 경이적인 집중력으로 어떻게든 승리를 가져왔지만 현재의 롯데는 그러한 집중력이 도드라지지 않고 있다. 6월 득점권 타율은 3할5푼9리(143타수 42안타)로 리그 2위에 달하지만 승리로 연결되지 못하는 것은 결국 조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미다.
부상자들이 점점 많아지는 것도 우려스럽다. 노진혁이 옆구리 부상으로 최대 2주 가량 1군에서 제외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 더군다나 6월 복귀 이후 스페셜리스트로 활약했던 정훈도 15일 사직 한화전에서 옆구리에 불편한 증세를 보였는데 16일 인천 SSG전에서 다시 증세가 발생했다. 결국 정훈은 자진해서 경기에서 빠졌고 1군 제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외국인 선수 문제도 심도깊은 고민을 해봐야 하는 상황. 스트레일리와 반즈가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상황인데 또 렉스도 여전히 무릎 부상에 대한 리스크를 안고 있다. 스트레일리와 반즈는 건강하지만 불안한데, 렉스는 건강하다는 전제도 성립시키지 못한다. 어쩌면 현재 롯데 외국인 선수와 관련된 이슈는 두 명의 투수보다는 렉스가 더 우선해야 한다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당장의 방향성도 의아하다. 1군 선수들과 함께 안정을 찾아야 하는 시점에서 신인급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도 의아한 선택들이다. 포수 정보근 대신 상무에서 전역한 포수 유망주 손성빈의 1군 등록 시점도 물음표가 생긴다.
여러 잘못된 선택들이 거듭되면서 혼돈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과연 지금의 롯데는 어디서 동력을 찾아야 하고 어떻게 이 시기를 극복해야 할까. 고민을 거듭할수록 풀리지 않는 숙제로 남고 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