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내내 팽팽한 열기가 가득했던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잠실 라이벌전. 오해로 인해 밋밋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나기도 했다.
경기의 흐름을 결정적으로 좌우한 것은 '체크 스윙' 판정 하나였다.
양 팀 선발의 초반 제구 난조로 한 차례 득점을 주고 받았다. LG는 1회말 밀어내기 볼넷과 김민성의 2타점 적시타로 3점을 뽑았다. 두산은 2회초 볼넷 2개로 만든 1사 1,2루에서 홍성호가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2점을 추격했다.
LG는 5회말 2사 1,2루에서 문보경의 적시타로 4-2로 달아났다. 두산은 곧바로 6회초 반격의 기회를 잡았다. LG 불펜 정우영을 상대로 양의지가 2루수 내야 안타, 김재환이 스트레이트 볼넷, 초구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가 파울로 실패한 양석환이 중전 안타로 무사 만루를 만들었다.
3루측 두산 관중석은 열광했다. LG는 부랴부랴 투수를 박명근으로 교체했다. 계속해서 두산쪽의 흐름이 이어졌다. 강승호의 땅볼 타구를 1루수 이재원이 잡다가 떨어뜨리면서 주자들이 모두 세이프. 4-3 한 점 차로 추격했다.
다음 타자는 2회 2타점 2루타를 친 홍성호였다. 박명근 상대로 초구부터 스윙, 3개의 파울 타구를 때렸다. 박명근-박동원 배터리는 2스트라이크에서 4구째 체인지업으로 유인구를 던졌고, 낮은 공에 홍성호는 배트를 내밀다가 멈췄다.
박동원이 3루심을 향해 '체크 스윙' 확인을 부탁했고, 3루심 정종수 심판은 헛스윙 삼진을 선언했다. 배트를 멈춘 홍성호는 삼진 판정에 화들짝 놀라며 안타카운 표정을 지었다. 무사 만루에서 첫 타자의 삼진은 다음 타자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가장 안 좋은 결과.
이승엽 두산 감독이 덕아웃에 나와 3루쪽을 향해 걸어갔다. 3루심에게 체크 스윙 판정을 어필하러 나간 것이다. 판정이 번복되지 않을 것이라는 걸 모를리 없다. 그만큼 아쉬운 판정이었다.
그런데 TV 중계의 느린 화면으로는 스윙이 아니었다. 홍성호의 배트는 중간에 멈췄다. 3루측 두산 관중들은 심판을 향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이승엽 감독은 3루심에게 짧은 어필을 하고 덕아웃으로 돌아갔다. TV 중계 화면의 결과를 알기라도 한 듯 이 감독은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며 쓴맛을 다셨다.
경기는 재개됐고, 두산은 1사 만루에서 대타 서예일의 좌익수 희생플라이로 4-4 동점을 만들었다. 2사 1,2루에서 이유찬이 헛스윙 삼진, 두산의 추격은 동점으로 끝났다.
이후 두산은 7회 한 점을 내줬고, 8회 정철원의 잇따른 1루 견제구 악송구 실책으로 2점을 추가 실점하며 패배했다. 두산으로선 6회 체크 스윙 판정이 승부의 변곡점이 됐다.
KBO는 2009시즌 부터 비디오판독을 도입했다. 처음에는 홈런 타구만 비디오판독을 했다. 2014년 후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비디오판독이 확대됐다. 홈런 외에도 아웃과 세이프, 포구 여부, 외야의 페어와 파울, 몸에 맞는 공 등의 항목으로 확대됐다.
이후 현장의 의견을 받아들여 비디오판독 대상 플레이가 늘어났다. 3루 태그업에 대한 판정 논란이 잇따라 발생하자 3루 태그업이 늘어난 것이 대표적이다. 내야의 페어와 파울, 포구(파울팁 포함), 3피트, 누의 공과, 파울과 헛스윙 등도 비디오판독에 해당된다. 그러나 여전히 체크 스윙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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