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천재’ 오타니 쇼헤이(29·LA 에인절스)는 존재 자체가 역사다. 메이저리그 최초로 홈런 1위에 피안타율까지 1위에 오르며 투타에서 독보적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아깝게 놓친 아메리칸리그(AL) MVP도 되찾을 기세다.
오타니는 지난 16일(이하 한국시간)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투수 겸 2번 지명타자로 출장, 투타 맹활약으로 에인절스의 5-3 승리를 이끌었다.
투수로 6이닝 6피안타 1볼넷 3탈삼진 2실점 퀄리티 스타트로 시즌 6승(2패)째를 거두며 평균자책점을 3.32에서 3.29로 낮췄다. 최고 100.3마일(161.4km) 포심 패스트볼(47개) 중심으로 스위퍼(28개), 커터(18개), 커브(6개)로 텍사스 강타선을 제압했다.
타자로도 2타수 1안타 2타점 2볼넷으로 활약했다. 3-2로 앞선 8회 텍사스 좌완 브록 버크의 초구 바깥쪽 높은 슬라이더를 밀어쳐 중앙 담장을 훌쩍 넘겼다. 시즌 22호 투런 홈런으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12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간 오타니는 시즌 타율도 3할대(.301)로 끌어올렸다.
투수로서 피안타율을 1할7푼8리로 이 부문 메이저리그 전체 1위를 지킨 오타니는 홈런 부문도 전체 1위로 올라섰다. AL 홈런 단독 1위였는데 이날 22호 홈런으로 내셔널리그(NL) 1위 피트 알론소(뉴욕 메츠)와 공동 1위에 등극했다.
‘MLB.com’에 따르면 오타니는 지난 1900년 이후 최소 70이닝 이상 던진 투수 중 피안타율과 홈런, 투타 양쪽에서 모두 1위에 오른 최초의 선수로 또 다른 역사를 썼다. 투타겸업으로 오타니만큼 활약한 선수가 전무했으니 최초 기록이 당연하다.
네빈 감독은 이날 경기 후 “작년에도 말했듯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는 내게 아들 같은 존재이지만 MVP는 오타니가 돼야 했다. 2년 전 MVP를 수상했을 때와 지난해 차이점이 무엇인가?”라고 반문하며 오타니가 지난해 저지에 밀려 MVP를 놓친 것에 의문을 제기한 뒤 “오타니가 지금처럼 잘하면 MVP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네빈 감독은 지난 2018년부터 2021년까지 4년간 양키스 3루 베이스코치를 지내며 저지와 돈독한 관계를 쌓았다. 지난해 저지는 약물과 무관한 타자로는 역대 최다 62홈런을 터뜨리며 투타겸업으로 활약한 오타니를 제치고 MVP를 올랐다. 지난해 9월에도 네빈 감독은 “오타니는 지금 야구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선수다. 아무도 할 수 없는 방식으로 지배하고 있다”며 MVP론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