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어볼러’ 한승혁(31)이 한화 이적 후 처음으로 선발등판 기회를 잡았다. 로테이션에 구멍이 난 한화가 대체 선발로 그를 내세운다.
한승혁은 17일 대전 키움전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KIA 소속이었던 지난해 10월8일 광주 KT전(2이닝 무실점) 이후 252일 만의 선발등판으로 한화 유니폼을 입고선 처음이다.
한화는 지난해 11월 내야 유망주 변우혁을 KIA에 내주며 한승혁과 또 다른 투수 장지수를 받는 트레이드를 했다. 선발과 불펜 양쪽 모두 경험이 있는 한승혁을 데려와 투수 뎁스를 강화했다.
스프링캠프 때부터 시즌 준비는 불펜으로 했다. 올해 1군에서 13경기 모두 구원으로 등판했지만 1패1홀드 평균자책점 5.65로 고전했다. 득점권 피안타율 4할1푼7리로 타이트한 상황을 이겨내지 못했다.
4월말 2군으로 내려간 뒤 퓨처스리그에서 조정기를 거친 한승혁은 선발로도 준비했다. 지난달 31일 이천에서 열린 두산 2군과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선발등판, 3이닝 4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당시 1군 불펜이 안정적이라 콜업 기회가 없었고, 국내 선발들의 페이스가 한풀 꺾이면서 선발 한승혁 카드를 보험 차원에서 준비했다.
지난 2일 윤대경이 어깨 통증으로 빠지면서 1군에 올라온 한승혁은 3경기를 구원으로 나선 끝에 선발 기회를 잡았다. 장민재가 휴식 차원에서 1군 엔트리에 말소된 가운데 김민우도 오른쪽 어깨 삼각근 부분 파열로 최대 3개월 재활 진단을 받아 이탈했다.
선발 두 자리가 구멍난 상황에서 한 자리는 한승주가 맡고, 또 다른 자리는 한승혁에게 기회가 주어졌다. 퓨처스 팀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는 유망주 남지민의 최근 페이스가 좋지 않아 한승혁이 먼저 기회를 잡았다.
한화는 이런 상황에 쓰기 위해 한승혁을 트레이드해왔다. 이적 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한승혁에겐 존재감을 보여줄 기회다. KIA 시절 선발 경험이 충분히 있다. 선발로 통산 46경기 10승12패 평균자책점 5.86을 기록했다. 기복이 있지만 퀄리티 스타트도 9번 있었다. 지난해에는 선발 16경기에서 2승2패 평균자책점 5.02를 기록하며 4번의 퀄리티 스타트를 했다.
한화는 15일 사직 롯데전, 16일 대전 키움전에서 연이틀 연장 승부를 치르면서 불펜이 크게 소모됐다. 특히 키움전은 연장 12회까지 갔고, 길게 던질 수 있는 이태양이 2⅓이닝 33구로 힘을 뺐다. 윤대경이 17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되지만 부상 복귀 첫 날이라 긴 이닝은 어렵다. 한승혁이 최대한 길게 버텨줘야 한화도 승산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