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138승 레전드 출신인 롯데 배영수 코치를 깜짝 놀라게 만든 도루저지였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기대하는 포수 유망주 손성빈(21)의 1군 선발 복귀전에서 좋은 기억은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손성빈은 16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올해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전역한 뒤 지난 15일 1군에 처음으로 등록이 됐고 이날 복귀전이 마련됐다. 선발 출장은 상무 입대 전이던 2021년 10월28일 사직 KIA전 이후 597일 만이다.
2021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포수 손성빈은 1년차 시즌을 마치고 곧바로 병역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상무에 입대했다. 복무기간이 줄었기에 2022년에 입대를 했지만 2023년 시즌 도중 복귀할 수 있었다.
올해 상무 소속으로 퓨처스리그 29경기 타율 3할3푼(88타수 29안타) 1홈런 24타점 OPS .882의 기록을 남기고 전역했다. 지난해는 69경기 타율 2할8푼5리(137타수 39안타) 1홈런 31타점 OPS .831의 성적을 기록했다.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고 인정할 만한 성장세를 보여주고 1군 무대로 돌아왔다.
경기 전 래리 서튼 감독은 “재밌게 즐기고 최선을 다하라는 얘기를 해주고 싶다. 준비는 잘 됐다. 손성빈은 많은 준비를 잘 해왔다. 또 주전 유강남이 어제 긴 경기를 혼자서 모두 소화했고 버스도 타고왔다. 또 무릎도 불편한 감이 있었다”라면서 “안타 3~4개 쳤으면 좋겠다는 말을 할 수 있지만 안타는 컨트롤할 수 없는 영역이다. 쉽게 죽지 말고 자신의 존에 오는 공은 강한 타구를 만들었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손성빈은 3회초 첫 타석에서는 포수 파울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러나 이어진 3회말, 수비에서 모두를 놀라게 했다. 선발 한현희와 호흡을 맞췄지만 무사 만루 위기가 만들어졌다. 에레디아를 유격수 땅볼로 요리해 1실점을 했고 1사 1,3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그리고 불도저 같았던 에레디아의 2루 도루를 손성빈은 엄청난 송구로 잡아냈다. 올해 에레디아가 7개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었고 이 도루의 스타트도 나쁘지 않았다. 또 패스트볼도 아닌 132km 포크볼이었다. 하지만 손성빈은 빠른 팝타임을 보여주면서 1사 1,3루 위기를 2사 3루로 만들었다. 3루 주자가 움직이지도 못했다. 결국 롯데는 무사 만루 위기를 1점으로 틀어막았다. 0-2의 점수 차를 유지했다.
손성빈의 도루 저지를 지켜본 배영수 투수코치는 진심으로 감탄하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진심으로 놀란 반응이었다. 올해 롯데에 합류한 만큼 손성빈의 포수 플레이를 지켜본 것은 사실상 이날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그 뿐이었다. 손성빈은 이후 타석에서 삼진 두 번을 당했다. 그리고 SSG 타선의 대폭발을 지켜만 봐야 했다. 롯데는 SSG에 5개의 홈런을 헌납했다. 손성빈의 복귀전은 감탄과 탄식으로 마무리 됐다. 롯데는 1-12로 패하며 3연패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