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과 LG의 잠실 라이벌전에서 벤치 클리어링이 일어났다. 신경전이 뜨거웠다.
16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 LG의 경기. 4-4 동점인 7회 두산의 공격, 1사 후 박계범이 좌선상 2루타로 득점권에 진루했다. 양의지 타석에서 폭투가 나오자 재빨리 3루로 뛰어 세이프됐다. 양의지는 볼넷으로 출루. 1사 1,3루에서 김재환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2사 1, 3루에서 양석환이 타석에 들어섰다. LG 투수 유영찬의 초구는 스트라이크, 2구째 147km 패스트볼이 양석환의 몸쪽으로 향했고, 왼 발목 근처에 맞았다.
사구를 맞고 쓰러졌다 일어난 양석환은 투수를 향해 노려봤다. 이때 포수 박동원이 투수를 바라보는 양석환 앞에 서서 뭔가 이야기를 했다. '고의가 아니다'는 뜻으로 보였다.
그런데 양석환과 박동원이 계속해서 마주보고 서 있자, 양 팀 선수들이 하나 둘씩 홈플레이트로 몰려들었다. 두산과 LG 선수들이 몰려들었고, 양 팀 코치들이 나와서 선수들을 말렸다. 큰 소란없이 짧은 시간에 덕아웃으로 다시 돌아갔다.
박동원은 경기 후 “사구를 맞은 타자는 분명히 기분 나쁜 상황이었다. 아픈 부위를 맞았다. 그래서 양석환에게 고의로 맞춘 것은 아니다 라고 말해줬다”고 말했다.
이어 투수를 등지고 양석환을 마주보고 선 것은 투수 유영찬을 보호하려 한 행동이었다. 박동원은 “영찬이가 그렇게 어리지 않지만 지금 처음 1군에서 계속 던지고 있다. 자기가 잘못 던졌는데 타자가 그렇게 쳐다보면 좀 위축이 될 수도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타자가 눈을 못 마주치게 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박동원은 “갑자기 뒤에서 우르르 뛰어 와서 놀랐다. 내가 수비 나가서 벤치 클리어링은 처음이다. 나도 좀 많이 놀랐다. 왜 왔지, 오길래 가라고 했다”며 “타자가 기분 나쁘게 맞았는데, 내가 싸울 이유는 없다. 영찬이가 주눅 들까봐 서로 눈을 안 마주치게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생각했다”고 재차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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