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간 키움에서 활약한 외국인 좌완 투수 에릭 요키시(34)가 부상으로 중도 하차했다. 키움은 대체 선수로 좌완 투수 이안 맥키니(29)를 즉시 영입하며 속전속결로 외국인 교체를 마쳤다.
키움은 16일 KBO에 요키시에 대한 웨이버 공시를 요청한 뒤 맥키니와 계약을 빠르게 발표했다. 지난 2019년부터 키움의 선발진 한 축을 든든히 책임져온 요키시와 작별이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요키시는 지난 2019년부터 5년간 키움에서 130경기(773⅓이닝) 56승36패 평균자책점 2.85 탈삼진 592개를 기록했다. 큰 부상 없이 4년 연속 규정이닝에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꾸준하게 제 몫을 했지만 5년차에 제동이 걸렸다. 올 시즌 성적은 12경기(65⅔이닝) 5승3패 평균자책점 4.39.
요키시는 지난 6일 고척 LG전을 마친 뒤 허벅지 통증을 호소했고, 병원 검진 결과 왼쪽 내전근 부분파열 진단을 받아 최소 6주 재활이 필요하다는 소견이 나왔다. 그동안 팀 기여도가 높은 선수이지만 올 시즌 대권에 도전하는 키움 입장에선 마냥 기다릴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날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만난 홍원기 키움 감독은 “요키시가 5년간 우리 팀에서 많은 경기, 많은 승리를 거뒀지만 팀원들과도 정말 가깝게 지냈다. 외국인이 아니라 가족이었다. 아쉬운 마음이 너무 크다”며 “워낙 팀에 잘 녹아든 선수이지만 비즈니스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고형욱) 단장님이 요키시를 만나 상황을 설명했고, 본인도 수긍을 했다고 한다. 본인도 부상이 정말 안타까울 것이다. 캠프 때 식사 자리에서 작년에 못한 우승을 하자는 다짐도 했는데…”라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키움의 결단은 아주 빠르게 이뤄졌다. 요키시가 내전근 부상을 당한 지 열흘도 되지 않아 대체 선수 영입까지 모든 작업이 완료됐다. 홍 감독은 “외국인 담당자들이 내년 전지훈련을 겸해 외국으로 나가 있었는데 공교롭게 요키시의 부상이 장기화됐다. 바로 속전속결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비록 시즌을 완주하지 못한 요키시이지만 키움 구단은 오랜 기간 팀에 헌신한 그를 위해 작별 자리도 따로 마련했다. 선수단은 물론 팬들과의 만남도 준비했다. 오는 24일 고척돔에서 열리는 두산과의 홈경기를 앞두고 요키시 팬 사인회를 연다. 키움 구단 관계자는 “요키시가 그동안 한국에 오래 머물렀고, 정리할 것도 많이 남아있다. 요키시 가족이 출국할 때까지 구단에선 모든 지원을 다할 것이다”고 밝혔다.
정든 선수와 작별한 만큼 새로 합류한 맥키니의 역할이 중요하다. 181cm, 80kg 좌완 투수 맥키니는 메이저리그 경력이 없다. 마이너리그에서 9시즌을 뛰었고, 올해는 미국 독립리그 애틀랜틱리그 개스토니아 허니헌터스에서 8경기(46⅔이닝) 4승1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했다. 최고 147km 직구를 바탕으로 커터, 체인지업, 커브 등 다양한 구종을 던지는데 결정구로 활용하는 커브가 위력적이라는 평가.
홍 감독은 “아직 맥키니에 대해 많은 정보를 받지 못했지만 (외국인 담장자들이) 워낙 현장 경험이 많으신 분들이라 충분히 검토한 후 내린 결정이라 믿고 있다”고 기대했다. 맥키니는 조만간 입국해서 취업 비자를 받은 뒤 다음주 팀에 합류할 전망이다.
한편 키움은 이날 한화 좌완 선발 리카르도 산체스를 맞아 이형종(우익수) 김혜성(2루수) 이정후(중견수) 에디슨 러셀(지명타자) 이원석(1루수) 이지영(포수) 임지열(좌익수) 김휘집(유격수) 송성문(3루수) 순으로 선발 라인업을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안우진.
이형종이 시즌 처음으로 1번 타순에 들어갔다. 홍 감독은 “올해 중심타선에 몇 몇 빼고 같은 라인업이 거의 없다. 상황에 맞게 타순을 짜고 있는데 최근 이형종의 타격 사이클이 오름세에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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